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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고전하면 역시 '삼국지'를 빼놓을 수 없다. 난세의 영웅, 지략의 책사, 용맹의 장수들. 실제 역사 삼국지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의 차이는 둘째 치더라도 매력적인 스토리임은 틀림없다. 그래서 지금도 끊임없이 재창조되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에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으로 인해 삼국지 드라마를 접했다. 드라마를 극장판으로 편집해 만든 영화라 중간중간 생략된 부분도 많았다. 삼국지하면 대표적인 인물인 조조는 한 평생 유비의 의형제인 관우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했다. 2화에서 조조 밑에 있던 관우는 큰 형님인 유비가 살아 있단 소식을 듣고 바로 조조의 품을 떠났다. 적토마를 타고 떠나는 관우의 뒷모습을 보며 조조는 이렇게 한탄했다.

 

삼국지 극장판 장면

 

삼국지 극장판 장면

 

'한 사람도 감복시키지 못하면, 천하와 민심을 무슨 수로 얻겠는가.'

 

실제 그런 말을 했는지, 극 중 대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말 때문에 삼국지가 고전이라고 불린다고 생각한다.

 

모금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지만 비전을 이룰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한 사람의 마음보다, 특정 페르소나 혹은 통계, 빅데이터에 의존하기도 한다. 

 

바로 내가 그랬다. 이과 성향을 가진 나는 숫자를 좋아했다. 성별, 연령에 따른 확률과 데이터를 분석하고 데이터를 토대로 전략을 짰다.  한 시즌의 결과가 나쁘면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근거를 직접 보고 싶었다. 그렇게 3년간 모인 데이터만 3천 명이 넘었다. 처음 보는 사람 / 5분이라는 짧은 시간 /이라는 거리모금의 특성상 한 사람 한 사람을 깊이 파고드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그 사람의 기부 가치관, 생활패턴, 소비습관, 돈에 대한 태도, 종교관, 직업관, 가족관계 이런 걸 5분 안에 어떻게 다 알겠는가. 소개팅처럼 다 물어볼 수도 없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통계에 의존할 수밖에.

 

그래서 양이 많을수록 유리했다. 30%대의 개발률로 일정 실적을 달성하려면, 최대한 많이 말을 걸고 설명해야 했다. 언제 다시 볼지 모르니. 누구한테는 온 마음을 얻고, 누구한테는 반 마음을 얻고, 누구한테는 마음을 얻지 못하고. 

 

마음의 반만 얻은 후원. 나에게 무엇이 부족했는가. 부족했던 걸까 아예 안 맞았던 걸까. 

 

이 고민은 삼국지를 보기 전, 모금 캠페인을 하면서 계속 가지고 있다. 고민의 답을 찾고자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외부교육도 받아보고,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정리도 해보고. 내 글에 직접 댓글을 달아주셨던 @nyimphe 님과 수용을 강조하신 국장님과의 면담까지. 답을 찾을 뻔하기도 했지만 내 맘에 탁! 와 닿는 답은 없었다.

 

그리고 3년 만에 찾아온 화두이자 명쾌한 답

'한 사람도 감복시키지 못하면, 천하와 민심을 무슨 수로 얻겠는가.'

 

조조도 집과 하인, 술과 고기, 심지어 적토마를 하사 했음에도 관우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내가 아무리 멋진 디자인의 피켓과 책자, 완벽한 설명, 적절한 제스처를 썼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였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얻기란 어려운 게 아니라 욕심이었다. 

 

"의사는 수술에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기에, '살릴 수 있다'라는 말은 보호자에게 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확답할 수 있는 건 오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이 말 뿐이다. - 슬기로운 의사생활

 

본지 오래돼서 정확한 대사가 기억은 안 나지만 이런 의미의 대사가 있었다. 모금도 마찬가지 아닐까. 

 

"모금 현장에서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릅니다. 날씨, 시민분의 옷차림, 그날의 컨디션, 갑작스러운 경조사 등. 그래서 '얼마만큼 모금해오겠습니다'라고 해서는 안된다. 모금가가 확답할 수 있는 건 오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이 말 뿐이다."

 

오늘도 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 할 뿐이다. 

 

표지 사진 출처 : https://pngtree.com/so/의로운-정신'>의로운-정신 png from pngtree.com

중간 사진 출처 : 삼국지 극장판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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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들어간 코끼리
출처 : pixabay

 

당신에게 미션이 주어졌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어라' 그럼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1. 응? 뭔 소리야? 코끼리를 냉장고에 어떻게 넣어?

2. 코끼리를 냉장고에 왜 넣어?

3. 어떻게든 넣기만 하면 돼?

 

사실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가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실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가.

 

코즈웍스 펀딩 교육에서 가장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강의를 진행하시는 파뮬러스 대표님이 '코끼리 냉장고 넣기' 과제를 주셨다. 그리고 몇 가지 조건을 거셨다.

 

1. 1~27단계까지 진행하며 마지막 27단계에는 무조건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갔다.'가 돼야 한다.
2.  전 단계와 다음 단계는 반드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3. 1번과 2번을 충족한다면 어떤 것도 가능하다.

 


 

마일스톤

막상 27단계를 순서대로 채우려고 하면 막연해진다. 그럴 때 마일스톤이 도움이 된다. 교육 당시 역순으로 하다 보니 코끼리를 구하는 단계, 냉장고를 마련하는 단계, 코끼리를 냉장고 넣는 단계. 이렇게 3단계로 나눴다. 그리고 3분의 1마다 되는 단계마다 '코끼리를 구했다.', '냉장고를 구했다.'항목을 미리 지정했다.

 

그냥 되는 건 없다.

코끼리 냉장고의 핵심은 27단계를 다 채우는 게 아닌 점검이다. 1번부터 올라가면서 인과관계가 있는지, 꼭 필요한 항목인지를 점검한다. 이 단계를 거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인드가 결국 사업을 어떻게 망치는지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끼리를 찾는다.'->'코끼리를 묶어둔다'의 인과관계는 없다. 

 

코끼리는 어디서 어떻게 찾을 것이며, 코끼리를 구매할 건지 대여할 건지, 그렇다면 무슨 돈으로 구매할 건지, 묶어둘 데는 어디에 묶어둘 건지. 그 장소도 대여할 건지. 

 

장면

이 부분이 말 그대로 나를 뿅 가게 했다. 나는 이 부분을 '장면'이라고 표현하곤 했다. 우리가 멋지다고 느끼는 아이디어는 말 그대로 하나의 장면이다. 'SNS 릴레이 챌린지에 참여하는 장면' 그리고 그것을 아이디어라고 부른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생각일 뿐 기획/사업이 아니다. 

 

그 장면까지 가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이며, 그다음 장면은 어떻게 되는가. 전체 장면에서 사업화 모델(기부모델)은 어떻게 굴러가는가.

 

이 부분을 고민하지 않은 채 사업계획서와 기획안을 올리면, 흩날리는 종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전자결재라면 불려 가겠지만)

 

27단계, 그리고 28, 29단계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은 채 굶겨죽여도 된다면, 냉장고를 고물상에 되팔지 않아도 된다면, 내 사업이 1회성 사업이라면 27단계로 종료하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은 일정 주기를 가진 사이클이 있다. 작년 사업은 올해도 진행할 거고, 올해 사업은 내년에도 진행될 확률이 높다.

 

27단계에서 그냥 종료한다면 내년에는 1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하지만 28단계, 29단계를 추가한다면? 모금에서는 보통 이 부분을 기부자 예우, 사업 피드백으로 진행한다. 이 단계로 라포 형성, 신뢰관계가 구축되면 내년 사업에서 초기 홍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5단계부터 진행할 수도 있다. 

 

만약 내가 기획을 한다면, 사업을 새로 구상해야 한다면 이 코끼리 냉장고 넣기를 한 번 해보기를 추천한다. 

27단계부터 역순으로 해보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쉽게 눈에 보일 것이다.

 


 

나의 코끼리 냉장고 넣기

27.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갔다.

26. 냉장고 문을 열고 카메라로 촬영한다.

25. 코끼리를 냉장고보다 작게 보이는 곳에 묶어둔다.

24. 시간이 되어 코끼리가 케이지에서 끌고 나온다.

23. 리허설 결과에 따라 코끼리가 있을 위치를 조정한다.

22. 코끼리가 오기 전 미리 리허설 촬영을 해본다.

21. 촬영 장소에 냉장고를 내려놓는다.

20. 코끼리가 섭외된 날이 되면 냉장고를 동물원으로 가져간다.

19. 섭외된 전 날, 코끼리의 컨디션과 촬영 장소, 날씨를 확인한다.

18. 냉장고와 장비를 이송할 차량을 예약한다.

17. 리허설 촬영을 통해 필요한 거리와 구도를 미리 정한다.

16. 냉장고만 가지고 리허설 촬영을 진행한다.

15. 뒤판을 뜯어낸 냉장고가 완성되었다.(마일스톤)

14. 냉장고 겉면을 깨끗하게 정리한다.

13. 주민센터에서 공구를 빌려 냉장고 뒤판을 뜯어낸다.

12. 도구 없이 냉장고 뒤판을 뜯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11. 찾을 수 없다면, 중고매장에서 냉장고를 구매한다.

10. 고물상에서 겉이 멀쩡한 냉장고를 찾는다.

9. 코끼리 섭외가 완료되었다.(마일스톤)

8. 섭외가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정한다.

7. 섭외 요청에 응한 동물원과 미팅을 가진다.

6. 동물원에 제안서를 보낸다.

5. 동물원에 보낼 제안서를 작성한다.

4. 리스트에 있는 동물원의 연락 채널을 조사한다.

3. 리스트 중에서 섭외가 가능한 동물원 리스트를 다시 추린다.

2. 각 동물원에 직접 방문해서 섭외가 가능한 코끼리와 장소가 있는지 직접 확인한다.

1. 코끼리가 있는 동물원을 리스트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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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브런치에 글을 쓴 지 1년 정도 글을  썼었다. 당시에는 비축해왔던 글도 점점 떨어지고 1주에 한 번씩 올려야지 했던 나와의 약속도 겨우겨우 지켜나가고 있다. 캠페인과 관련된 글을 처음 적기 시작했을 때는 사실 불만과 분노를 풀기 위한 목적이었다. 마틴 루터의 '95개 조 반박문'처럼 불만과 분노를 나름의 방법으로 해소하고자 했다. 그러다 점점 나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캠페인에 관한 모든 것'외에 외전 형식으로 캠페인의 뒷이야기를 담았다. 그게 지금 여러분들이 읽고 있는 '모금 캠페인 외전'이다.

 

하루 동안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이 얼마나 많겠는가. 라이킷까지는 아니더라도 조회수만 올라도 좋았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갑자기 조회수와 구독이 확 뛸 때가 있었다.

 

캠페인을 나간 날, 팀원 중 한 명이 내가 추천한 뉴스레터를 읽다가 놀라면서 소리쳤다. 

 

'복지사님! 복지사님 글 올라갔는데요?'

 

DONUS라는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모금과 관련된 정보를 정리하여 보내주는 뉴스레터에 내 글이 올라갔었다. 

 

네이버 메일함
#모금의 2번째 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거리 모금이 실패하는 이유'

 

그때 올라간 글이   '캠페인에 관한 모든 것 - 농업 천하지대본이라.'(https://brunch.co.kr/@ohsummer/19)다. 물론 뉴스레터에 들어간 헤드라인은 담당자가 임의대로 작성한 것이다. 그 의도는 맞지만.

 

그리고 그때의 기억이 점차 잊힐 무렵, 갑자기 또 구독이 팍팍 늘어났다. 혹시나 해서 그 뉴스레터를 확인해보니 역시나 그전에 작성한 내 글이 떡하니 올라가 있는 게 아닌가.

 

네이버 메일함

 

'모금 캠페인 외전-9 찐!'(https://brunch.co.kr/@ohsummer/23)이 2번 째로 올라가는 글이다.

 

그 이후로도 몇 번 더 올라갔지만, 여백이 부족해 여기에 적지 않는다.

 

가끔 그 뉴스레터에 브런치 글이 올라가는 걸 본다. 그 글을 볼 때마다 '내 글도 올라가려나?'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었다. 

 

근데 진짜 올라가버렸다. 

 

물론 뉴스레터에 올라가고, 구독자와 조회수가 늘었다고 해서 금전적인 이득이 있는 건 아니다. (유튜브처럼 금전적인 이득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오히려 브런치 글을 통해 먼저 외부에서 미팅 요청이 들어오는 예상치 못한 성과도 있었다. 내 생각과 글이 다른 사람에게 먹힐 수 있구나를 느꼈다. 첫 후원개발의 성공처럼 짜릿한 기분이다.  

 

가끔 글감이 안 나오고 쓰기 귀찮으면 2주에 한 번씩 업로드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 글이 여러 사람에게 읽힐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부터는 무조건 1주에 하나씩 글을 업로드하려고 노력한다.(하지만 이번엔 실패했다.) 웹툰 작가들처럼 비축분도 미리 만들어 놓기도 하고, 글감이 떠오를 때마다 까먹기 전에 메모하기도 한다. 

 

'캠페인에 관한 모든 것'은 글감에 한계가 있다. 그 내용은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금 캠페인 외전'은 내가 캠페인을 하는 동안, 계속 글을 써 내려가려고 한다. 난중일기, 조선왕조실록급은 아니다. 그래도 캠페인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계속해서 글을 써 내려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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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사하는 기념으로 중식을 먹기로 결심했는데, 여자친구와 근처를 막 돌아다니다가, 일반적인 중식이 아닌 미국식 중식집을 찾다가 차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차알 입구입간판

 

 

다행히 좀 이른 평일 점심시간에 갔기에, 첫 손님으로 들어갔고, 주방과 가까운 자리에 앉았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한 현지 고급 중식당 느낌의 인테리어였습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근처 직장인들이 우루루 들어오더니 금방 만석이 되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1
내부인테리어2
내부인테리어3

주문한 메뉴는 여자친구가 궁금해하던 오렌지치킨과 삼선볶음자장, 그리고 유린기 만두였습니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근처 점심시간이어서 금방 만석이 되었고, 분위기가 활기차게 변했습니다.

 

메뉴판

 

먼저 유린기 만두가 나왔습니다. 유린기 소스에 평범한 군만두가 들어가 있었는데, 소스의 맛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만두는 바삭하게 튀겨져 있었고, 유린기 소스는 약간의 매콤함과 함께 깊은 풍미를 더해주었습니다. 만두와 소스의 조화가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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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린기만두와 삼선볶음자장유린기만두

 

다음으로 삼선볶음자장이 나왔습니다. 해물과 표고버섯, 다양한 야채가 풍부하게 들어가 있었고, 끝에 적당히 매콤한 맛이 남아있어 입맛을 돋구어 주었습니다. 볶음자장의 맛이 깊고 진해서, 밥과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 같았습니다.

 

삼선볶음자장

 

마지막으로 기다리던 오렌지치킨이 나왔습니다. 갓 만들어낸 치킨이라 정말 맛있었고, 닭다리살을 꿔바로우 튀김옷을 입혀서 튀겨낸 것이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습니다. 소스는 일반 치킨과 다르게 별도의 염지가 없는 맛이었고, 오렌지향이 듬뿍 나서 느끼한 맛을 잡아주었습니다. 소스에 있는 오렌지가 정말 상큼하게 입맛을 다시 돋구어 주었습니다.

 

오렌지치킨

 

전체적으로 차알은 미국식 중식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곳으로,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요리로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가도 만족할 만한 맛이었습니다.

 

다 비운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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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만들고자 한다면 
사람에게 나무를 모으게 하고, 
일을 분담시키고, 
명령을 내려서는 안된다. 

대신 그들에게 
넓고 끝없는 
바다를 꿈꾸게 하라.

-생텍쥐페리' 

 

사람들의 목표의식을 고취시키고 싶으면 명령이 아닌, 스스로 움직이게끔 목표를 만들어 주라는 의미다. 

 

이걸 가장 잘한 사례는 일본 만화 '원피스'의 극초반에 나왔던 해적왕 골드로저다. 사형 직전 그가 내뱉은 '내 보물 말인가?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 찾아봐라. 이 세상 전부를 그곳에 두고 왔다.' 이 말에 전부 바다로 뛰쳐나오는 대해적 시대가 시작되었다.

 

원피스 골드로저 사형 장면

 

왜 사람들이 취미생활을 업으로 삼으면 오래 할 수 있으리라 착각할까. 바로 스스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취미가 일이 되는 순간, 취미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어진다.

 

사회복지, 비영리의 입문의 계기가 어떻게 되었든, 첫 시작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였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한 봉사활동 말고, 스스로 찾아서 한 봉사활동은 한빛맹학교에서 진행한 '엔비디아 비주얼 서포터즈' 봉사활동이다. 

 

스스로 자기소개서를 쓰고, 스스로 면접 준비를 했다. 1년간 진행한 봉사활동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석했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지치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시각장애인 예술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다른 비영리 영역에 종사하는 활동가, 서포터즈, 사회복지사, 캠페이너 분들도 마찬가지리라. 스스로 찾아서 한 좋은 기억이 현재의 직업으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때만큼 재밌으신가요?
가슴이 뛰시나요? 내일 그리고 1년 뒤가 기대되시나요?

 

'그렇다'라고 답할 분이 많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라고 답하는 분을 워낙 많이 봐왔다. 왜 재미가 없을까. 

 

남들과 같이 일한다.(혹은 누구 밑에서 일한다.)->누군가 만든 사업판에 참여한다.->내가 만든 사업이 아니다->사업성공의 이미지가 안 떠오른다.->남이 만든 판에 나를 맞춰야 한다.->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다.->재미가 없다.->하기 싫다

 

반면

 

남들과 같이 일한다.(혹은 누구 밑에서 일한다.)->그들과 같이 사업판을 짠다.->내가 만든 사업판이기 때문에 완성된 이미지가 떠오른다.->뭘 해야 할지 눈에 보인다.->스스로 찾아서 한다.->재미있다.->천직이다.

 

직원, 활동가, 봉사자, 후원자 모두가 같은 사명감을 외칠 수록 단체와 사업이 힘을 받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초기의 멤버는 점차 줄어들며, 새로운 인원들로 채워진다. 그들이 초창기 멤버와 같은 사명감을 가질 수는 없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의 중간에 참여하기 때문에 사업의 정당성, 명분, 사명감이 초기 참여 멤버에 비해 당연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관리자들은 말한다. 왜 요새 직원들은 좀만 힘들다고 하면서 나갈까. 왜 희생정신이 부족할까.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더 열성적으로 사회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 그런 세대가 신입직원으로 들어오면서 회의감이나 사명감을 잃는 게 아니다. 새로운 사명감을 찾으러 나간다. 

 

월급, 인센티브, 승진과 같은 각종 보상으로 유혹해도 사명감을 가지게 할 순 없다. 시킨 일은 잘할지 몰라도 앞장서지는 않을 것이다. 직원들이 사명감을 가지게 하고 싶은가. 먼저 나서게 하고 싶은가. 우리의 일과 사명감을 말과 글로만 외치지 말고, 스스로 상상하게 하라.

 

너의 이 단순 반복 업무가 우리의 미션과 비전에 어떤 비중을 차지하는지 보여줘라. 

땡볕에 나가는 거리 캠페인이 우리의 수혜자들에게 어떻게 의미 있게 전달되는지 보게 하라. 

나의 땀과 에너지, 시간이 프로젝트 성공을 달성하는데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상기시켜줘라.

모금 명분서 100장보다 변화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직접 보면서 변화를 상상하게 하라. 

 

한 때 아웃소싱에서 캠페인일을 한 적이 있다. 흔히 아웃소싱에서 캠페인을 한다고 하면, 사명감과 헌신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왜? 수당제라서. 하지만 내가 같이 일했던 캠페이너 중 한 명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1명을 개발하면, 아이 1명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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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에서 본 미아자키 대표님과의 운명적 만남을 다룬 영상은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주인공이 2019년 크로아티아에서 미아자키 대표님의 강연을 우연히 발견하고, "죽도 밥도 안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가자"는 마음으로 여행을 결심하는 과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강연 당일, 정승우 팀장 이른 시간에 강연장에 도착해 혼자 계신 미아자키 대표님을 발견하게 되고, 이 순간을 천운으로 여기며 편지를 전달하기로 결심합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 장면이었습니다.

 

특히 지스타와 같은 행사에서 게임 산업의 대표 관계자들을 모시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이들은 게임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들의 참여가 산업의 발전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물들과의 소통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회를 창출하고, 업계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모금 활동에서도 이와 같은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정승우 팀장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출처 : 발더스게이트3 디렉터에게 손편지를 썼더니 일어난 일

1. 우연(혹은 우연을 가장한) 만남의 기회

영상에서 정승우 팀장은 미아자키 대표님을 만나기 위해 여러 번 고민한 끝에 크로아티아로 떠나는 결정을 내립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단순히 유명한 인물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의 만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의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초청하고 싶은 연사가 모이면 어떻게든 직접 얼굴을 보이며, 그들에게 집적 '당신을 초청하기 위해 왔다'는 메세지를 전하며, 편지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다른 팬들과 만나고 있는 연사들과 직접 이야기하기 위해 50분동안 인파속에서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이는 모금 활동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기부자나 후원자와의 만남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서, 그들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회를 포착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모금의 성공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2. 강연장에서의 운명적 만남

정승우 팀장이 강연장에 도착했을 때, 혼자 계신 미아자키 대표님을 발견하는 장면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이 순간, 그는 "천운"이라고 생각하며 편지를 전달하기로 결심합니다. 이처럼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기회를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됩니다. 바로 답변을 주지 않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라고 답변을 받았지만, 오히려 정승우 팀장은 연락할 수 있는 채녈을 확보했다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모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예상치 못한 만남이 기부자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강연이나 행사에서 만남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튜브에서 정승우 팀장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 : 발더스게이트3 디렉터에게 손편지를 썼더니 일어난 일


3. 편지의 힘

정승우 팀장이 미아자키 대표님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장면은 진정한 소통의 힘을 보여줍니다. 편지는 단순한 메시지를 넘어 상대방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같은 내용을 복붙하지 않고, 상대방에 맞춰서 편지를 내용을 작성하기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 정승우 팀장은 '저분 편지 드리는 분이다'라를 이미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는 모금 활동에서도 큰 역할을 합니다. 진정성을 담은 편지나 메시지는 기부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으며,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손편지가 드물기 때문에, 개인적인 터치를 더한 소통 방식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소통의 중요성

정승우 팀장이 연사 섭외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될 만한 부분입니다. 많은 연사들은 금전적인 유인에 의해 움직이지 않으며, 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소통이 필수적입니다. 강연 연사로 모시는 걸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먼저 연사에다양한 제안을 받는 연사들의 마음을 끌기 위해 '킥'이 있는 강연 주제를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그 주제를 찾기 위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찾고, 직접 게임을 하는 '관심'을 보여줍니다.

 

모금 활동에서도 잠재적인 기부자와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기부자에게 그들의 기여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됩니다. 소통을 통해 기부자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5. 편지 작성의 전략

정승우 팀장이 연간 약 10명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전략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편지의 내용은 구체적이고 진정성이 담겨 있어,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깁니다. 정승우 팀장은 편지를 직접 수기로 쓰고, 설령 마지막에 글자를 잘 못 쓰더라고 처음부터 다시 쓰는 집념의 노력을 보여줍니다. 언제나 편지지를 들고 다니며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편지를 작성해서 중요한 연사를 섭외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편지지의 색도 회사 로고 색과 맞추는 치밀한 전략도 세웁니다. 

 

이는 모금 활동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기부자에게 맞춤형 메시지를 작성하고,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반영함으로써,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편지를 통해 기부자에게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그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지스타의 미래와 모금의 방향

영상에서 지스타의 비전과 성장 과정이 다루어졌습니다. 기존에 무료로 진행하던 컨퍼런스의 관심이 너무 낮자, 오히려 유료로 전환하여 충성 고객의 비율을 늘리는 전략, 게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다른 산업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지스타가 게임 문화 축제로 자리 잡기를 원하는 목표는 모금 활동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발전과 목표 설정은 모든 분야에서 중요합니다. 참가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그들의 니즈를 고려하여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모금 활동에서도 기부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지속 가능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1. 발더스게이트3 디렉터에게 손편지를 썻더니 일어난 일(중년게이머 김실장 유튜브)

https://youtu.be/dXj6FrMab3w?t=48

 

2. Charity Navigator의 손편지 캠페인

https://www.lettrlabs.com/case-study/charitynavigatorfundraising

 

Fundraising Case Study

LettrLabs fundraising case study demonstrating the 52x ROI Charity Navigator received with our handwritten fundraising cards!

www.lettrlabs.com

 

3. Adhyayan의 기부자 관계 관리

https://idronline.org/article/fundraising-and-communications/case-study-everything-you-need-to-know-to-fundraise-successfully/

 

Case study: Everything you need to know to fundraise successfully

Fundraising, as everyone in the social sector will tell you, is key to an organisation’s growth. A nonprofit can only create long-term change if it has

idronlin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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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가수
이미지출처 : 티비조선

 

예전 매서웠던 겨울 어느날, 어느 한분에게 후원신청을 받았다. 책자를 보시고 법인과 시설의 위치, 직접 볼 수 있는지 물어보셨다. 그리고 후원에 참여해주셨다. 우리의 후원 중에는 증액이 자동으로 되는 시스템이 있다. 약정서 작성시 혹은 유선상으로도 신청 가능하다. 약정서 작성 중 증액을 요청했다가, 그 분이 가지고 계신 증액에 대한 가치관을 들었다.

 

그 분은 '증액은 너희가 요청해서 하는 것이 아닌, 너희가 잘 하면 내가 올려주는 것이다.' 라고 하셨다. 당연히 나도 그 분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래도 왜 자동 증액 시스템을 만들었는지 알려드렸다. 그 분께서 약정서를 작성하시고 가신 뒤, 팀원 중 한 명이 와서 '자기였다면, 제대로 설명 못드렸을거라고'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한 분은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이었다. 대학원생으로 추측된다. 이미 해외아동단체를 후원 중 이셨다. 그 분을 개발하고 나니, 마찬가지로 팀원 중 한 명이(저번과 다른 팀원)개발하기 어려운 사람만 개발한다고 했다. 

 

선임이 되고 나서 개발의 결과가 달라졌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확실히 감소했다. 개발이 안된다. 내 개발의 목표가 바뀌었기 때문다. 선임이 아니었을 때 개발의 목표는 '하루의 한 건, 그리고 팀 실적의 3분의1'이었다. 즉 양적 목표에 매달렸다. 오래하든 말든 일단 약정서에 사인하게 만들기 전략으로 개발했다.

 

선임이 되고 팀을 이끌고 나서 목표가 바뀌었다. 진짜 후원에 관심있고 여력이 되는 사람을 개발하기. 왜냐하면 후원취소가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그건 회사에게도(취소 된 만큼 후원금이 준다), 우리에게도(취소 된 만큼 새로 개발해야한다), 중단 후원자에게도(후원을 중단했다는 죄책감으로 인해 후원을 다시 시작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좋지 않다. 

 

그래서 나는 애초에 후원을 할 수 있는, 하고 싶었던 사람을 찾고자 방법을 바꿨다. 예전 접근방식이 무작위로 누구 하나 걸려라하는 무대뽀 방식이었다. 이제는 대놓고 후원 캠페인임을 알 수 있게 피켓을 크게 세우고 핸드피켓을 든다. 

 

'이걸 보고도 부스로 온다고? 넌 찐이구나.'

 

그러다보니 캠페인 부스로 많이 오시는 대표 3가지 유형 중에서 

 

1 - 대학교 1,2학년/알바하고 있음/여성

2 - 중년여성/경제권쥐고 있음/종교적 믿음

3 - 직장인/중년/남성/타단체 후원중/후원에 대한 개인적인 기준 확고

 

3번 분은 평균적으로 후원을 감정적으로 판단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냉정하게 판단하는 편이시다. 그래서 질문도 많으시고 깐깐하시다. 어설프게 알아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오히려 역정을 내신다. 이제 막 후원개발에 뛰어든 신입들은 대하기가 어렵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고, 질문을 받는 순간 주도권이 시민분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3번 분의 경우, 나에게 질문을 해줬으면 했다. 내가 얼마나 많이 공부하고 자료도 많이 준비했는데. 왜 아무것도 안물어보시는건가. 여러분의 소중한 돈이다. 그래서 소중한 돈을 더 중히 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단체의 후원금 사용내역은 투명해야해. 
- 우리는 후원금 사용내역을 다 오픈(홈페이지, 국세청공시자료)하고, 3번의 감사(자체감사, 구청감사, 외부회계법인감사)를 받습니다.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데 
- 운영비로 15%, 사업비 중 45%가 XX사업에, 사업비의 23%가 AA사업에, 사업비의 나머지는 BB사업에 사용됩니다.

 

처음 듣는 단체라 신뢰가 안가는데
- 저희는 그동안 DD사업을 2년간 진행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AA사업에 대한 중간보고, 결과보고 또한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정기적으로 보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체 투명성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습니다.

 

내가 너희를 어떻게 믿고 개인정보를 넘깁니까
- 그래서 봉사자, 대학생이 아닌 전문 교육을 받은 사회복지사가 직접 나왔습니다. 1년에 한 번씩 정보관리에 대한 의무 교육을 수료하고 있으며, 외부와 독립된 인트라넷 서버와 개인정보보호법 준수에 따라 후원자분들의 정보가 관리 됩니다. 따라서 삭제를 요청하실 경우 그 즉시 복원 불가능한 방법(온라인, 오프라인)으로 정보는 파기 됩니다.

 

물론 이렇게 답변을 준비해가도 후원개발이 안될 수 있다. 그건 소개팅이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기본적인 예의를 지킨 소개팅일때) 서로 맞지 않아서 안된 것처럼, 그 분과 우리가 맞지 않아서 안된 것일 뿐이다. 나중에 생각바뀌면 올 수 있도록 우리는 계속 그자리를 지키면 된다. 

 

우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 준비된 채로 서있는다. 그러니 관심있으면 부끄러워 말고 먼저 다가와주면 좋겠다. 질문한다고 해치지 않는다. 

 

세상에 어리석은 질문은 없다.

 

 

1) 찐은 1. 진짜(오리지널)의 줄임말이다. 2. 은 '진짜'에서 진을 세게 발음한 것으로 '최고', '아주 좋음'의 뜻으로 쓰인다-네이버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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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보트에서 노를 젓는 3명
이미치 출처 : pixabay

 

모금캠페인에서 팀장, 선임 즉 하나의 팀을 이끄는 수장의 역할은 무엇일까. 실적을 위해서 열심히 모금만 하면 될까? 마땅히 선임이라면 팀원들보다 개발을 더 잘해야만하는 걸까? 그래서 실적이 팀원들보다 잘나와야 팀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렇다면 팀은 왜 있지? 전부 프리랜서로 돌리지. 날라다니는 팀장을 보고 선임을 보고 더 잘하도록 자극 받으라고? 자극보다 현타가 먼저 오면 어떻게 할건데?

 

마땅히 하나의 팀을 운영하는 최소한의 선임급이라면, 개인의 실적보다는 팀원이 쉬이 개발을 할 수 있는 환을 세팅하는데 더 힘을 써야한다고 본다. 배우는 무대 위에서 더 빛이 난다. 무대가 없다면 배우는 절반의 힘 밖에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배우들이 무대디자인, 무대조명, 무대공사를 다 할 수 없다. 배우는 연기연습에 힘쓰고 무대감독이 무대를 신경 써야한다. 

 

모금캠페인의 무대는 어디일까. 바로 잠재후원자가 있는 모든 곳이 무대이다. 큰그림을 봐야하는 선임은 팀원들이  뛰어놀 수 있는 캠페인의 무대를 만들어줘야한다. 장소선정, 캠페인도구, 출력물, 홍보, 섭외, 민원관리 등. 그런데 선임이 이 무대관리는 뒷전이고 자기가 무대 위로 올라서면? 

 

선임이 캠페인의 실무로 나설때는 팀원들의 권한과 경험을 넘어설 때 뿐이다. 그래서 실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신입이 당황해하는 걸 무시한체, 시민들한테만 말을 건다면 막내는 성장할 기회를 박탈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막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주의 기울이고 언제든지 백업할 태세를 하고 있어야한다. 

 

캠페인 팀의 선임을 막 달았을 때, 팀의 선임은 개발을 무조건 잘해야한다고 했다. 팀원들의 개발이  안 될 때, 선임이 나서서 팀의 실적을 끌어올려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랬다. 나의 개인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나만 쓸 수 있는 추가자료를 만들고, 전 캠페인 팀에서 경험했던 노하우를 사용했다. 하지만 그렇게 돌아오는 팀원들의 반응은 '왜 그 좋은걸 혼자만 알고 있느냐.'였다. '당시에는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라고 답하긴 했지만, 지금도 엄청 미안하다. 팀원이 끙끙 대면서 찾던 문제의 답을 선임이 혼자서만 독차지했다는 죄책감이었다.

 

그래서 요새는 팀원들이 좋은 캠페인을 더 많이 겪어볼 수 있도록 최대한 다양한 캠페인 환경을 조성해주려고 하고 있다. 다른 팀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피켓을 더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작해서 사용하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부스로 찾아오게 하고, 코로나로 인해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까봐 캠페인용 의사소통그림판(AAC)을 제작한다든지, 정기후원만 받아야만 했던 캠페인을 잠재후원자 발굴을 위한 서명 시스템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항상 캠페인을 1년만 하면 자신의 꿈과 비전을 찾고자 떠나는 후임을 보며 다짐했다. 지금까지 겪은 캠페인은 잘못된 캠페인이다. 캠페인은 캠페이너와 시민 모두 즐거워야한다. 캠페인을 캠페인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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