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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중 소수의 사람들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들고 모두가 문제를 이해하게 도움으로써 외려 큰 규모의 일을 해결할 수 있다.

...중략...

구체적이고 명확할수록 더 빨리 이해하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속담이나 우스갯소리, 민요, 서사시 같은 문화적 산물은 구체적일수록 오래 기억되고 보전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많은 입을 거쳐 전달될수록 점점 더 구체적인 모양새를 띠게 된다.(74~7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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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책으로 보면 '아!'하고 이해가 바로 될 수 있도록 예시가 매우 정확하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내 실제 업무에 적용해보기 위해서서 읽고 있으므로, 훈련이 필요했다. 그래서 옆에 있던 자료를 가지고 직접 연습해보았다.

복지재단 사업보고서

사회복지는 임팩트 측정에 어려움이 있다. 같은 돈을 들여서 건물을 짓는 것과, 아동에게 도움이 되는 금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의 결과물을 똑같이 놓고 비교하게는 어렵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나오기 어려운 사업들은 대부분 위에처럼 성과가 아닌 참여한 대상자의 숫자나 투입된 예산을 결과로 제시한다. 하지만 위에 자료처럼 10만명의 아동에게 지원했다는 내용만 봤을 때는, 확 와닿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전체 아동인구의 수는 약 816만명(0~19세 기준)이다. 이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지원아동 10만명'의 느낌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토대로 맥락을 살짝 틀어보면 '800만명 중에 10만명 지원'를 '부산광역시 영도구 전체 인구만큼 지원'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부산에 살고 있어서, 부산지역을 기준으로 찾아보았다.) 10만명이 작은지 큰지 비교하기 애매하지만, 부산 영도구 전체 주민만큼 지원했다면 결코 적은 느낌은 아니다.

복지재단 사업보고서
복지재단 사업보고서

고액후원자 분들이 약정하신 금액 732억원은, 강남 서초 반포자이펜트하우스 10채 대신, 아동의 복지를 위해 투자한 금액이다.

기초교육접근성개선을 위해 교육비를 지원받은 가정은,

그만큼 교육비 부담이 줄어 1년에 3일을 더 쉴 수 있어,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이렇게 단순 지원인원과 금액 뒤에 의미를 찾아가면서, 스토리를 만들어보는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특히 교육비 부담을 던 것은 단순 학비를 지원해준 것이 아니라, 줄어든 교육비 만큼 양육자가 일을 덜하고, 아동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만들어내었다. 그냥 몇백억 지원이 끝이 아니라 숨은 의도를 전달할 수 있는 연습을 자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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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한 명의 인간이라는 형태를 취하게 되면 그것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우리는 마케팅 부서에서 내놓은 인구통계학적 분석에 공감하지 않는다. 우릭 공감하는 것은 사람이다.

...중략...

프로토타입은 많은 데이터를 구체화할 수 있으며 동시에 숫자로 이뤄진 데이터가 진짜로 존재하는 고객, 즉 우리와 마찬가지로 마트에서 때를 쓰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올바른 답을 원한다면 올바른 분석을 해야한다. 하지만 정답을 제세할 때 반드시 그 정답을 얻기 위해 사용한 숫자를 내보일 필요는 없다. 가장 완벽한 숫자 번역에는 수자가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46~47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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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제안서를 써오면서, 숫자에 집착했다. 정확한 숫자와 통계만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하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구요. 보는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이 분야에 나만큼 관심이 없거나, 특정 단위의 숫자에 민감하지 않을 수 있었다.

정확한 숫자가 아니라, 정확한 전달방법이 나에게는 필요했던 것이다. 숫자는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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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실패보다 성공을 원한다. 하지만 세상 살기가 그만큼 쉬울 리 없다.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쉽게 접한다.

 

왜 우리는 실패하는가. 환경 탓, 개인능력 탓, 팀원 탓, 운탓, 정책 탓, 시대 탓, 날씨 탓 등등, 책임을 돌리려면 언제든지 돌릴 수 있다. 개인 탓으로 돌리면 노오오오력이 부족한 탓이요, 환경 탓으로 돌리면 '잘되면 내덕, 안되면 네 탓.'이 되어버린다. 

 

실패의 원인, '~탓'을 찾는 이유는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서가 아닌(책임을 전가하면 맘이 편하긴 하지만),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성공보다 실패에서 배울 점이 더 많다. 그래서 캠페인을 하면서 내가 실패했던 것들을 분석해봤다.

 

아래의 내용은 개인적으로 시도했으나, 실패했던 내용이다.

 

1) 배드민턴 자선대회

목적 : 배드민턴 자선대회를 통해 후원금 모금 및 장애인식개선

실패 원인 : 배드민턴장 섭외 불가

 

모금 담당자라면 모금행사를 한 번쯤 꿈꿨을 것이다. 여러 모금행사 중 자선대회는 스포츠 분야 유명인들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모금행사다. 당시 근무하던 사회복지법인에서는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배드민턴 사업을 진행했다.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여 금메달 수상, 보조강사로서 자립, 기업과 스폰서 계약, 전국 발달장애인 배드민턴 대회 개최 등 큰 성과를 이룩했다. 그래서 비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팀을 이루거나 경쟁하는 대회를 통해 모금을 해보고 싶었다. 

 

우선 배드민턴 대회가 어떻게 진행되는 알아야 했다. 의정부에서 배드민턴 대회가 열리는 것을 배드민턴 뉴스를 통해 확인했다. 비 오는 일요일, 버스를 타고 가서 배드민턴 대회에 직접 가봤다. 처음에는 경기장을 착각해서 시간이 걸리긴 했다. 

 

도착하고 보니 와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경기 진행방식, 팀 편성, 스폰서들의 홍보방법, 안내처, 경품, 필요한 물품들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배드민턴 대회를 위한 필요요소 메모
경기를 보면서 필요한 것들을 메모했다

 

하지만 문제는 배드민턴 경기를 위한 배드민턴장이었다. 서울의 각 자치구별로 배드민터 장이 있다. 배드민턴장에 전화를 다 돌려봤지만 특정 회사의 행사를 위한 대관이 불가능했다. 가끔 관리자 재량으로 오픈해준다는 곳도 있었지만, 시간이 한정되어 있었다.

 

컨택 배드민턴장 리스트
서울 내 배드민턴장에 전화를 다 돌려봤다.

 

가장 중요한 경기장 섭외가 불가능해 결국 계획 단계에서 실패. 

 

그래서 배드민턴 대신 볼링대회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볼링대회로 변경해서 계획서를 작성한 기억이 있다. 프립미팅을 통해 최소 수수료로 프립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다. 

 

계획서에서 멈춘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서 아예 대외행사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 나노 블록

목적 : 크라우드펀딩 리워드

실패 원인 : 대량생산으로 인한 단가 문제

 

'크루세이더 퀘스트'라는 모바일 게임에 한창 빠져있을 때가 있었다. 굿즈도 사서 할 정도로 열심히 했었는데, 그때 굿즈가 나노 블록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나노 블록을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 수 있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www.usecubes.com) 나노 블록 디자인을 만들면 직접 부품을 배송까지 해줬었다.

 

나노블록제작 홈페이지
www.usecubes.com / 각종 나노 블록 디자인들을 볼 수 있다

 

회사의 마스코트를 만들어서 크라우드 펀딩 리워드를 진행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크라우드펀딩을 해보고 싶었으나, 제공할만한 리워드가 딱히 없었다. 펀딩에 어울리는 리워드가 무엇이 있을까를 항상 고민했었다. 

 

위 2가지 요소, 크라우드 펀딩의 리워드 X 나노 블록 굿즈가 합쳐지니 실제 사업화하기 위한 예산이 필요했다. 개인 소장을 위해 사이트에서 배송한 가격은 23.9$였다. 약 3만 원대. 나노 블록 업체에 견적을 요청하기 위해 필요한 블록의 종류의 개수를 다 조사해서 엑셀로 기입했다. 

 

필요한 나노블럭 리스트
설명서(동영상)를 다 돌려가면 다 셌다.

 

디자인과 블록 개수를 나노 블록업체에 견적을 요청했고, 공장 하나를 돌려서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는 한 번에 4,000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인 즉, 펀딩으로 4,000개가 팔리지 않으면 다 악성 재고라는 의미였다. 순간 자신감이 확 줄었다. 개당 1만 원짜리 리워드여도 4,000만 원의 펀딩금액은 당시 신입한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완성된 나노블록 디자인
나노블럭 실물
휠체어 경주 나노블럭
실제 나노블럭 설계와 받아본 실물

 

3) 게임사 사회공헌팀 미팅

목적 : 게임 유저들과 함께하는 기부 캠페인

실패 원인 : 사회공헌 미팅 경험 부족

 

실패한 3가지 중 당시에는 가장 아쉬웠지만, 지금은 좋은 실패라고 생각하는 사례다. 모금에 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할 때, 관련 뉴스레터는 전부 구독했었다. 거기에는 S사의 사회공헌팀이 제공하는 뉴스레터를 구독하게 되었다.  꾸준하게 뉴스레터를 보고 있던 중, 18년도 말 뉴스레터에서 구독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하던 것을 봤다. 추천할만한 단체가 있다면 추천해달라는 항목도 있었다. 그래서 성심성의 껏 우리 단체와 사업의 소개글을 적어서 보냈다. 그리고 기억에 잊혔는데, 다음 해 2월에 차담이 가능한지를 물어보는 메일을 받았다. 당시의 기분은 말로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헛짓거리를 하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면에 부담스럽게 어떻게든 단체를 소개할 생각만 했었다. 그게 마이너스였다는 점을 추후 외부교육을 통해 알게 되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회사 창고를 뒤져서 예전 자료들을 찾아내고, 가지고 있는 브로셔, 책자 전부를 다 가지고 갔다. 약 1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눴고, 끝나고 가던 중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았구나라고 느꼈다. 

 

우선, 다이어리를 펴놨지만 딱히 무언가를 쓰지 않으셨다. 두 번째, 우리가 답변을 제대로 못했다. 일개 사회복지사가 거리에서 만나는 시민들과 나누는 대화가 아닌, 사업의 담당자로서 답변을 했어야 했다. '이 사업(당시에는 무연고 장애아동을 위한 보금자리 건축사업)으로 무엇을 할 건가요.'에서 좀 더 전문적인 답변을 했어야 했다. 

 

끝나고, 제안서를 하나 보내기는 했지만 아쉽게 거절하셨다. 그 이후에 기업 사회공헌에 관심이 생겨서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그 뉴스레터는 받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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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는 병가지상사. 군인에게 승패는 늘 있는 일이다. 승리할 수도 패배할 수도 있다.

 

적벽대전 전투에서 패배하고 돌아온 허저가 슬퍼할 때 조조는 이렇게 위로했다.

'승패는 병가지상사잖나. 
나는 네가 살아 돌아와 잠을 자도 웃음이 나온다. 
삼천을 잃었다고? 
너에게 3만을 주마. 
가서 북을 치거라.'

 

삼국지 극장판 장면
삼국지 극장판 장면
삼국지 극장판 5화 중

 

허저는 눈물자국 난 채로 웃으면서 북을 친다. 그리고 조조는 병사들을 모은 후 이렇게 연설한다. 

 

'장수는 의원과 같다. 의원은 치료한 사람이 많을수록 고명하지. 
바꿔 말하면 죽인 사람이 많을수록 의술도 점점는다. 
장수가 패전 몇 번 안 하고 어찌 승리의 비결을 얻겠나. 
세상에 백전백승하는 장수는 없다. 
패해도 굴하지 않는 장수가 있을 뿐이다. 
그런 자가 결국 승리하지'

 

삼국지 극장판 장면
삼국지 극장판 장면
삼국지 극장판 5화 중

 

장수의 존재 이유는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다. 그래서 패장은 군법으로 엄히 다스려 참수하거나, 일개 병사로 좌천시킨다. 하지만 조조는 적벽대전의 패배로 실의에 빠져있는 장병들에게 이렇게 위로한다. 패배는 장수에게 당연한 거라고. 우리는 백만 대군, 세금도 다 그대로라고. 

 

아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인가. 최선을 다한 장수를 책망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말. (다시 말하지만 위 빠가 아니다) 모금도 마찬가지 아닌가. 모금가(담당자)는 모 아니면 도다. 모금 해오든가 못하든가. 눈에 보이는 금액적인 결과로 평가받는다. 오늘, 이번 주, 이번 달의 목표의 달성 여부가 즉각적으로 모금가(담당자)를 압박 해온다. 사명감을 가진 모금가라면 당연히 최선을 다해 모금 전략을 짜고, 자료를 만들고, 직접 (잠재)후원자를 만나고, 피드백을 준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이 따르지 않아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 

 

목표 달성에 성공한 모금가(담당자)에게 칭찬과 상은 당연하다. 목표 달성에 실패한 모금가(담당자)에게는? 참수형을 내릴 건가? 캠페인의 성공률은 25%뿐이다. 모금의 실패는 모금가(담당자)에게는 당연히 겪고 넘어가는 일이다. 만약 실패 때마다 벌을 주고 위협적으로 나온다면 모금가(담당자)는 패배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그리고 패배 자체를 두려워하면 어떠한 시도도 큰 위협으로 느낀다.  

 

모금 요청 자체에 두려움을 느낀 순간 모금은 실패한다. 
'거절할 거 같아.'
'어차피 안 해줄 거야.'
'또 쫓겨나겠지.'
'이번에도 문전박대겠지.'
'안되면 또 깨지겠지.'

 

 

이게 심해지면

 

'아 나는 모금이랑 안 맞나 보다.'
'나는 모금도 못해오는 녀석이라고 비교당하며 혼나겠지.'

 

자기 비하와 피해의식, 우울의 늪에 빠진다. 

 

울며 들어오는 모금가(담당자)를 보며 '왜 이거밖에 안돼?'라는 말보다, 

 

'울지 마라, 만나준 것만으로도 큰 성과다. 필요한 걸 말해라. 회사에서 다 지원해주마.'라는 말을 건네보자. 실패의 산이 높을수록 성공했을 때의 가치도 높아진다. 실패의 무게는 굳이 질책하지 않더라도 모금가(담당자)가 이미 체감하고 있다.  

 

p.s 다 지원해주는데도 소위 '대충 하는' 담당자라면, 인원을 잘못 채용했거나 담당자가 현 대우에 불만이 있는 경우다. 그 담당자는 회사 내 사기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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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고전하면 역시 '삼국지'를 빼놓을 수 없다. 난세의 영웅, 지략의 책사, 용맹의 장수들. 실제 역사 삼국지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의 차이는 둘째 치더라도 매력적인 스토리임은 틀림없다. 그래서 지금도 끊임없이 재창조되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에서 알 수 없는 알고리즘으로 인해 삼국지 드라마를 접했다. 드라마를 극장판으로 편집해 만든 영화라 중간중간 생략된 부분도 많았다. 삼국지하면 대표적인 인물인 조조는 한 평생 유비의 의형제인 관우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했다. 2화에서 조조 밑에 있던 관우는 큰 형님인 유비가 살아 있단 소식을 듣고 바로 조조의 품을 떠났다. 적토마를 타고 떠나는 관우의 뒷모습을 보며 조조는 이렇게 한탄했다.

 

삼국지 극장판 장면

 

삼국지 극장판 장면

 

'한 사람도 감복시키지 못하면, 천하와 민심을 무슨 수로 얻겠는가.'

 

실제 그런 말을 했는지, 극 중 대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말 때문에 삼국지가 고전이라고 불린다고 생각한다.

 

모금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지만 비전을 이룰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한 사람의 마음보다, 특정 페르소나 혹은 통계, 빅데이터에 의존하기도 한다. 

 

바로 내가 그랬다. 이과 성향을 가진 나는 숫자를 좋아했다. 성별, 연령에 따른 확률과 데이터를 분석하고 데이터를 토대로 전략을 짰다.  한 시즌의 결과가 나쁘면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근거를 직접 보고 싶었다. 그렇게 3년간 모인 데이터만 3천 명이 넘었다. 처음 보는 사람 / 5분이라는 짧은 시간 /이라는 거리모금의 특성상 한 사람 한 사람을 깊이 파고드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그 사람의 기부 가치관, 생활패턴, 소비습관, 돈에 대한 태도, 종교관, 직업관, 가족관계 이런 걸 5분 안에 어떻게 다 알겠는가. 소개팅처럼 다 물어볼 수도 없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통계에 의존할 수밖에.

 

그래서 양이 많을수록 유리했다. 30%대의 개발률로 일정 실적을 달성하려면, 최대한 많이 말을 걸고 설명해야 했다. 언제 다시 볼지 모르니. 누구한테는 온 마음을 얻고, 누구한테는 반 마음을 얻고, 누구한테는 마음을 얻지 못하고. 

 

마음의 반만 얻은 후원. 나에게 무엇이 부족했는가. 부족했던 걸까 아예 안 맞았던 걸까. 

 

이 고민은 삼국지를 보기 전, 모금 캠페인을 하면서 계속 가지고 있다. 고민의 답을 찾고자 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외부교육도 받아보고,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정리도 해보고. 내 글에 직접 댓글을 달아주셨던 @nyimphe 님과 수용을 강조하신 국장님과의 면담까지. 답을 찾을 뻔하기도 했지만 내 맘에 탁! 와 닿는 답은 없었다.

 

그리고 3년 만에 찾아온 화두이자 명쾌한 답

'한 사람도 감복시키지 못하면, 천하와 민심을 무슨 수로 얻겠는가.'

 

조조도 집과 하인, 술과 고기, 심지어 적토마를 하사 했음에도 관우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내가 아무리 멋진 디자인의 피켓과 책자, 완벽한 설명, 적절한 제스처를 썼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였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얻기란 어려운 게 아니라 욕심이었다. 

 

"의사는 수술에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기에, '살릴 수 있다'라는 말은 보호자에게 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확답할 수 있는 건 오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이 말 뿐이다. - 슬기로운 의사생활

 

본지 오래돼서 정확한 대사가 기억은 안 나지만 이런 의미의 대사가 있었다. 모금도 마찬가지 아닐까. 

 

"모금 현장에서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릅니다. 날씨, 시민분의 옷차림, 그날의 컨디션, 갑작스러운 경조사 등. 그래서 '얼마만큼 모금해오겠습니다'라고 해서는 안된다. 모금가가 확답할 수 있는 건 오직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이 말 뿐이다."

 

오늘도 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 할 뿐이다. 

 

표지 사진 출처 : https://pngtree.com/so/의로운-정신'>의로운-정신 png from pngtree.com

중간 사진 출처 : 삼국지 극장판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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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들어간 코끼리
출처 : pixabay

 

당신에게 미션이 주어졌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어라' 그럼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1. 응? 뭔 소리야? 코끼리를 냉장고에 어떻게 넣어?

2. 코끼리를 냉장고에 왜 넣어?

3. 어떻게든 넣기만 하면 돼?

 

사실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가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실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가.

 

코즈웍스 펀딩 교육에서 가장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강의를 진행하시는 파뮬러스 대표님이 '코끼리 냉장고 넣기' 과제를 주셨다. 그리고 몇 가지 조건을 거셨다.

 

1. 1~27단계까지 진행하며 마지막 27단계에는 무조건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갔다.'가 돼야 한다.
2.  전 단계와 다음 단계는 반드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3. 1번과 2번을 충족한다면 어떤 것도 가능하다.

 


 

마일스톤

막상 27단계를 순서대로 채우려고 하면 막연해진다. 그럴 때 마일스톤이 도움이 된다. 교육 당시 역순으로 하다 보니 코끼리를 구하는 단계, 냉장고를 마련하는 단계, 코끼리를 냉장고 넣는 단계. 이렇게 3단계로 나눴다. 그리고 3분의 1마다 되는 단계마다 '코끼리를 구했다.', '냉장고를 구했다.'항목을 미리 지정했다.

 

그냥 되는 건 없다.

코끼리 냉장고의 핵심은 27단계를 다 채우는 게 아닌 점검이다. 1번부터 올라가면서 인과관계가 있는지, 꼭 필요한 항목인지를 점검한다. 이 단계를 거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인드가 결국 사업을 어떻게 망치는지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끼리를 찾는다.'->'코끼리를 묶어둔다'의 인과관계는 없다. 

 

코끼리는 어디서 어떻게 찾을 것이며, 코끼리를 구매할 건지 대여할 건지, 그렇다면 무슨 돈으로 구매할 건지, 묶어둘 데는 어디에 묶어둘 건지. 그 장소도 대여할 건지. 

 

장면

이 부분이 말 그대로 나를 뿅 가게 했다. 나는 이 부분을 '장면'이라고 표현하곤 했다. 우리가 멋지다고 느끼는 아이디어는 말 그대로 하나의 장면이다. 'SNS 릴레이 챌린지에 참여하는 장면' 그리고 그것을 아이디어라고 부른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생각일 뿐 기획/사업이 아니다. 

 

그 장면까지 가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이며, 그다음 장면은 어떻게 되는가. 전체 장면에서 사업화 모델(기부모델)은 어떻게 굴러가는가.

 

이 부분을 고민하지 않은 채 사업계획서와 기획안을 올리면, 흩날리는 종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전자결재라면 불려 가겠지만)

 

27단계, 그리고 28, 29단계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은 채 굶겨죽여도 된다면, 냉장고를 고물상에 되팔지 않아도 된다면, 내 사업이 1회성 사업이라면 27단계로 종료하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은 일정 주기를 가진 사이클이 있다. 작년 사업은 올해도 진행할 거고, 올해 사업은 내년에도 진행될 확률이 높다.

 

27단계에서 그냥 종료한다면 내년에는 1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하지만 28단계, 29단계를 추가한다면? 모금에서는 보통 이 부분을 기부자 예우, 사업 피드백으로 진행한다. 이 단계로 라포 형성, 신뢰관계가 구축되면 내년 사업에서 초기 홍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5단계부터 진행할 수도 있다. 

 

만약 내가 기획을 한다면, 사업을 새로 구상해야 한다면 이 코끼리 냉장고 넣기를 한 번 해보기를 추천한다. 

27단계부터 역순으로 해보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쉽게 눈에 보일 것이다.

 


 

나의 코끼리 냉장고 넣기

27.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갔다.

26. 냉장고 문을 열고 카메라로 촬영한다.

25. 코끼리를 냉장고보다 작게 보이는 곳에 묶어둔다.

24. 시간이 되어 코끼리가 케이지에서 끌고 나온다.

23. 리허설 결과에 따라 코끼리가 있을 위치를 조정한다.

22. 코끼리가 오기 전 미리 리허설 촬영을 해본다.

21. 촬영 장소에 냉장고를 내려놓는다.

20. 코끼리가 섭외된 날이 되면 냉장고를 동물원으로 가져간다.

19. 섭외된 전 날, 코끼리의 컨디션과 촬영 장소, 날씨를 확인한다.

18. 냉장고와 장비를 이송할 차량을 예약한다.

17. 리허설 촬영을 통해 필요한 거리와 구도를 미리 정한다.

16. 냉장고만 가지고 리허설 촬영을 진행한다.

15. 뒤판을 뜯어낸 냉장고가 완성되었다.(마일스톤)

14. 냉장고 겉면을 깨끗하게 정리한다.

13. 주민센터에서 공구를 빌려 냉장고 뒤판을 뜯어낸다.

12. 도구 없이 냉장고 뒤판을 뜯을 수 있는지 확인한다.

11. 찾을 수 없다면, 중고매장에서 냉장고를 구매한다.

10. 고물상에서 겉이 멀쩡한 냉장고를 찾는다.

9. 코끼리 섭외가 완료되었다.(마일스톤)

8. 섭외가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정한다.

7. 섭외 요청에 응한 동물원과 미팅을 가진다.

6. 동물원에 제안서를 보낸다.

5. 동물원에 보낼 제안서를 작성한다.

4. 리스트에 있는 동물원의 연락 채널을 조사한다.

3. 리스트 중에서 섭외가 가능한 동물원 리스트를 다시 추린다.

2. 각 동물원에 직접 방문해서 섭외가 가능한 코끼리와 장소가 있는지 직접 확인한다.

1. 코끼리가 있는 동물원을 리스트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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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브런치에 글을 쓴 지 1년 정도 글을  썼었다. 당시에는 비축해왔던 글도 점점 떨어지고 1주에 한 번씩 올려야지 했던 나와의 약속도 겨우겨우 지켜나가고 있다. 캠페인과 관련된 글을 처음 적기 시작했을 때는 사실 불만과 분노를 풀기 위한 목적이었다. 마틴 루터의 '95개 조 반박문'처럼 불만과 분노를 나름의 방법으로 해소하고자 했다. 그러다 점점 나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캠페인에 관한 모든 것'외에 외전 형식으로 캠페인의 뒷이야기를 담았다. 그게 지금 여러분들이 읽고 있는 '모금 캠페인 외전'이다.

 

하루 동안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이 얼마나 많겠는가. 라이킷까지는 아니더라도 조회수만 올라도 좋았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갑자기 조회수와 구독이 확 뛸 때가 있었다.

 

캠페인을 나간 날, 팀원 중 한 명이 내가 추천한 뉴스레터를 읽다가 놀라면서 소리쳤다. 

 

'복지사님! 복지사님 글 올라갔는데요?'

 

DONUS라는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모금과 관련된 정보를 정리하여 보내주는 뉴스레터에 내 글이 올라갔었다. 

 

네이버 메일함
#모금의 2번째 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거리 모금이 실패하는 이유'

 

그때 올라간 글이   '캠페인에 관한 모든 것 - 농업 천하지대본이라.'(https://brunch.co.kr/@ohsummer/19)다. 물론 뉴스레터에 들어간 헤드라인은 담당자가 임의대로 작성한 것이다. 그 의도는 맞지만.

 

그리고 그때의 기억이 점차 잊힐 무렵, 갑자기 또 구독이 팍팍 늘어났다. 혹시나 해서 그 뉴스레터를 확인해보니 역시나 그전에 작성한 내 글이 떡하니 올라가 있는 게 아닌가.

 

네이버 메일함

 

'모금 캠페인 외전-9 찐!'(https://brunch.co.kr/@ohsummer/23)이 2번 째로 올라가는 글이다.

 

그 이후로도 몇 번 더 올라갔지만, 여백이 부족해 여기에 적지 않는다.

 

가끔 그 뉴스레터에 브런치 글이 올라가는 걸 본다. 그 글을 볼 때마다 '내 글도 올라가려나?'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었다. 

 

근데 진짜 올라가버렸다. 

 

물론 뉴스레터에 올라가고, 구독자와 조회수가 늘었다고 해서 금전적인 이득이 있는 건 아니다. (유튜브처럼 금전적인 이득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오히려 브런치 글을 통해 먼저 외부에서 미팅 요청이 들어오는 예상치 못한 성과도 있었다. 내 생각과 글이 다른 사람에게 먹힐 수 있구나를 느꼈다. 첫 후원개발의 성공처럼 짜릿한 기분이다.  

 

가끔 글감이 안 나오고 쓰기 귀찮으면 2주에 한 번씩 업로드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 글이 여러 사람에게 읽힐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부터는 무조건 1주에 하나씩 글을 업로드하려고 노력한다.(하지만 이번엔 실패했다.) 웹툰 작가들처럼 비축분도 미리 만들어 놓기도 하고, 글감이 떠오를 때마다 까먹기 전에 메모하기도 한다. 

 

'캠페인에 관한 모든 것'은 글감에 한계가 있다. 그 내용은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금 캠페인 외전'은 내가 캠페인을 하는 동안, 계속 글을 써 내려가려고 한다. 난중일기, 조선왕조실록급은 아니다. 그래도 캠페인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계속해서 글을 써 내려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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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만들고자 한다면 
사람에게 나무를 모으게 하고, 
일을 분담시키고, 
명령을 내려서는 안된다. 

대신 그들에게 
넓고 끝없는 
바다를 꿈꾸게 하라.

-생텍쥐페리' 

 

사람들의 목표의식을 고취시키고 싶으면 명령이 아닌, 스스로 움직이게끔 목표를 만들어 주라는 의미다. 

 

이걸 가장 잘한 사례는 일본 만화 '원피스'의 극초반에 나왔던 해적왕 골드로저다. 사형 직전 그가 내뱉은 '내 보물 말인가?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 찾아봐라. 이 세상 전부를 그곳에 두고 왔다.' 이 말에 전부 바다로 뛰쳐나오는 대해적 시대가 시작되었다.

 

원피스 골드로저 사형 장면

 

왜 사람들이 취미생활을 업으로 삼으면 오래 할 수 있으리라 착각할까. 바로 스스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취미가 일이 되는 순간, 취미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어진다.

 

사회복지, 비영리의 입문의 계기가 어떻게 되었든, 첫 시작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였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한 봉사활동 말고, 스스로 찾아서 한 봉사활동은 한빛맹학교에서 진행한 '엔비디아 비주얼 서포터즈' 봉사활동이다. 

 

스스로 자기소개서를 쓰고, 스스로 면접 준비를 했다. 1년간 진행한 봉사활동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석했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지치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시각장애인 예술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다른 비영리 영역에 종사하는 활동가, 서포터즈, 사회복지사, 캠페이너 분들도 마찬가지리라. 스스로 찾아서 한 좋은 기억이 현재의 직업으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때만큼 재밌으신가요?
가슴이 뛰시나요? 내일 그리고 1년 뒤가 기대되시나요?

 

'그렇다'라고 답할 분이 많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라고 답하는 분을 워낙 많이 봐왔다. 왜 재미가 없을까. 

 

남들과 같이 일한다.(혹은 누구 밑에서 일한다.)->누군가 만든 사업판에 참여한다.->내가 만든 사업이 아니다->사업성공의 이미지가 안 떠오른다.->남이 만든 판에 나를 맞춰야 한다.->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다.->재미가 없다.->하기 싫다

 

반면

 

남들과 같이 일한다.(혹은 누구 밑에서 일한다.)->그들과 같이 사업판을 짠다.->내가 만든 사업판이기 때문에 완성된 이미지가 떠오른다.->뭘 해야 할지 눈에 보인다.->스스로 찾아서 한다.->재미있다.->천직이다.

 

직원, 활동가, 봉사자, 후원자 모두가 같은 사명감을 외칠 수록 단체와 사업이 힘을 받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초기의 멤버는 점차 줄어들며, 새로운 인원들로 채워진다. 그들이 초창기 멤버와 같은 사명감을 가질 수는 없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의 중간에 참여하기 때문에 사업의 정당성, 명분, 사명감이 초기 참여 멤버에 비해 당연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관리자들은 말한다. 왜 요새 직원들은 좀만 힘들다고 하면서 나갈까. 왜 희생정신이 부족할까.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더 열성적으로 사회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 그런 세대가 신입직원으로 들어오면서 회의감이나 사명감을 잃는 게 아니다. 새로운 사명감을 찾으러 나간다. 

 

월급, 인센티브, 승진과 같은 각종 보상으로 유혹해도 사명감을 가지게 할 순 없다. 시킨 일은 잘할지 몰라도 앞장서지는 않을 것이다. 직원들이 사명감을 가지게 하고 싶은가. 먼저 나서게 하고 싶은가. 우리의 일과 사명감을 말과 글로만 외치지 말고, 스스로 상상하게 하라.

 

너의 이 단순 반복 업무가 우리의 미션과 비전에 어떤 비중을 차지하는지 보여줘라. 

땡볕에 나가는 거리 캠페인이 우리의 수혜자들에게 어떻게 의미 있게 전달되는지 보게 하라. 

나의 땀과 에너지, 시간이 프로젝트 성공을 달성하는데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상기시켜줘라.

모금 명분서 100장보다 변화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직접 보면서 변화를 상상하게 하라. 

 

한 때 아웃소싱에서 캠페인일을 한 적이 있다. 흔히 아웃소싱에서 캠페인을 한다고 하면, 사명감과 헌신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왜? 수당제라서. 하지만 내가 같이 일했던 캠페이너 중 한 명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1명을 개발하면, 아이 1명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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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에서 본 미아자키 대표님과의 운명적 만남을 다룬 영상은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주인공이 2019년 크로아티아에서 미아자키 대표님의 강연을 우연히 발견하고, "죽도 밥도 안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가자"는 마음으로 여행을 결심하는 과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강연 당일, 정승우 팀장 이른 시간에 강연장에 도착해 혼자 계신 미아자키 대표님을 발견하게 되고, 이 순간을 천운으로 여기며 편지를 전달하기로 결심합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 장면이었습니다.

 

특히 지스타와 같은 행사에서 게임 산업의 대표 관계자들을 모시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이들은 게임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들의 참여가 산업의 발전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인물들과의 소통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회를 창출하고, 업계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모금 활동에서도 이와 같은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정승우 팀장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출처 : 발더스게이트3 디렉터에게 손편지를 썼더니 일어난 일

1. 우연(혹은 우연을 가장한) 만남의 기회

영상에서 정승우 팀장은 미아자키 대표님을 만나기 위해 여러 번 고민한 끝에 크로아티아로 떠나는 결정을 내립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단순히 유명한 인물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의 만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의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초청하고 싶은 연사가 모이면 어떻게든 직접 얼굴을 보이며, 그들에게 집적 '당신을 초청하기 위해 왔다'는 메세지를 전하며, 편지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다른 팬들과 만나고 있는 연사들과 직접 이야기하기 위해 50분동안 인파속에서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이는 모금 활동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기부자나 후원자와의 만남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서, 그들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회를 포착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모금의 성공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2. 강연장에서의 운명적 만남

정승우 팀장이 강연장에 도착했을 때, 혼자 계신 미아자키 대표님을 발견하는 장면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이 순간, 그는 "천운"이라고 생각하며 편지를 전달하기로 결심합니다. 이처럼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기회를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됩니다. 바로 답변을 주지 않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라고 답변을 받았지만, 오히려 정승우 팀장은 연락할 수 있는 채녈을 확보했다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모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예상치 못한 만남이 기부자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강연이나 행사에서 만남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튜브에서 정승우 팀장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 : 발더스게이트3 디렉터에게 손편지를 썼더니 일어난 일


3. 편지의 힘

정승우 팀장이 미아자키 대표님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장면은 진정한 소통의 힘을 보여줍니다. 편지는 단순한 메시지를 넘어 상대방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 됩니다. 같은 내용을 복붙하지 않고, 상대방에 맞춰서 편지를 내용을 작성하기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 정승우 팀장은 '저분 편지 드리는 분이다'라를 이미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는 모금 활동에서도 큰 역할을 합니다. 진정성을 담은 편지나 메시지는 기부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으며,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손편지가 드물기 때문에, 개인적인 터치를 더한 소통 방식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소통의 중요성

정승우 팀장이 연사 섭외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될 만한 부분입니다. 많은 연사들은 금전적인 유인에 의해 움직이지 않으며, 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소통이 필수적입니다. 강연 연사로 모시는 걸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먼저 연사에다양한 제안을 받는 연사들의 마음을 끌기 위해 '킥'이 있는 강연 주제를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그 주제를 찾기 위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찾고, 직접 게임을 하는 '관심'을 보여줍니다.

 

모금 활동에서도 잠재적인 기부자와의 소통이 중요합니다. 기부자에게 그들의 기여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됩니다. 소통을 통해 기부자와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5. 편지 작성의 전략

정승우 팀장이 연간 약 10명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전략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편지의 내용은 구체적이고 진정성이 담겨 있어,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깁니다. 정승우 팀장은 편지를 직접 수기로 쓰고, 설령 마지막에 글자를 잘 못 쓰더라고 처음부터 다시 쓰는 집념의 노력을 보여줍니다. 언제나 편지지를 들고 다니며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편지를 작성해서 중요한 연사를 섭외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편지지의 색도 회사 로고 색과 맞추는 치밀한 전략도 세웁니다. 

 

이는 모금 활동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기부자에게 맞춤형 메시지를 작성하고,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반영함으로써,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편지를 통해 기부자에게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그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지스타의 미래와 모금의 방향

영상에서 지스타의 비전과 성장 과정이 다루어졌습니다. 기존에 무료로 진행하던 컨퍼런스의 관심이 너무 낮자, 오히려 유료로 전환하여 충성 고객의 비율을 늘리는 전략, 게임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다른 산업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지스타가 게임 문화 축제로 자리 잡기를 원하는 목표는 모금 활동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발전과 목표 설정은 모든 분야에서 중요합니다. 참가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그들의 니즈를 고려하여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모금 활동에서도 기부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지속 가능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1. 발더스게이트3 디렉터에게 손편지를 썻더니 일어난 일(중년게이머 김실장 유튜브)

https://youtu.be/dXj6FrMab3w?t=48

 

2. Charity Navigator의 손편지 캠페인

https://www.lettrlabs.com/case-study/charitynavigatorfundraising

 

Fundraising Case Study

LettrLabs fundraising case study demonstrating the 52x ROI Charity Navigator received with our handwritten fundraising cards!

www.lettrlabs.com

 

3. Adhyayan의 기부자 관계 관리

https://idronline.org/article/fundraising-and-communications/case-study-everything-you-need-to-know-to-fundraise-successfully/

 

Case study: Everything you need to know to fundraise successfully

Fundraising, as everyone in the social sector will tell you, is key to an organisation’s growth. A nonprofit can only create long-term change if it has

idronlin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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