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온라인 RPG 게임을 즐겨해 왔던 저는 게임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습니다. '바람의 나라'를 시작으로, 당시 한국 게임의 황금기인 2000년대에 온라인으로 나오는 rpg게임은 한 번씩은 찍먹 해본 것 같습니다. 현재는 직장 생활로 인해 게임을 즐길 시간이 많지 않지만, 여전히 RPG 게임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배경음악에 대한 만족감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번에 열린 '한국 RPG 게임음악 콘서트 2024_서울'공연의 홍보 페이지를 보고 계속 아른 거렸습니다. 비록 무대 앞자리가 아닌 4만 원대의 저렴한 좌석을 예약했지만,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매표소 배너
포토월
다들 무언가 책자를 하나씩 들고 있길래, 굿즈인가 했는데, 주최사에서 카톡 친구를 추가하면 주는 프로그램 북이였습니다. 안에는 게임별 연주될 음악들과 추후 진행될 공연 홍보가 들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북
공연에서 연주될 게임음악 목록
티켓을 수령하고 티켓을 확인해보니, 무언가가 더 들어 있었습니다. 바로 이번 게임 음악에 나온 게임들의 쿠폰들이었습니다. 비록 내가 하는 게임이 아니라서 당장 쓸 일은 없었지만, 집에 가서 오랜만에 깔아서 해볼까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RPG 게임팬으로서이번콘서트가어떤모습으로펼쳐질지궁금했고, 비록 내가 즐겨 했던 게임은 아니지만, 대표 RPG게임음악들이어떻게재해석되어연주될지기대되었습니다. 공연장에도착해자리에앉아기다리는동안, 어린시절 RPG 게임을하며느꼈던그감동과설렘이다시한번되살아나는것같았습니다.
이번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헌혈을 하고 받은 문상2만 원과 추가 결제 2.2만 원, 총 4.2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객석은 절반 정도 채워진 상태였고, 제가 앉은자리는 2층 R석으로 무대에서 직각으로 왼쪽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객석으로 향하는 복도
제가 평소 즐겨 플레이했던 게임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연주자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음악이었지만, 마치 일반 클래식 공연을 관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는 다양한 게임 음악들이 연주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리니지, 블레이드 앤 소울, 아이온, 로스트아크의 음악이 인상 깊었습니다.
먼저 리니지 음악은 웅장하고 힘찬 느낌이었습니다. '영원'이라는 곡은 특히 현악기와 금관악기의 조화가 돋보였고, '은둔자'는 유명한 테마곡으로, 리니지를 하지 않았지만 왜인지 익숙했습니다. 리니지 음악의 특징은 강렬한 리듬감과 함께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그라나도 블레이드앤소울 음악은 동양풍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목관악기와 타악기의 조화가 인상 깊었는데, 마치 동양의 신비로운 숲 속을 거니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이 게임의 음악은 클래식 음악에 동양적 요소를 잘 접목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로스트아크의 '별빛 등대의 섬' 음악은 잔잔하면서도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인상 깊었습니다. 달빛에 드리운 바다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연상시키는 이 곡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피아노 독주 부분에서는 깊은 감동을 전달했습니다.
이처럼공연에서는다양한게임음악들이연주되었는데, 각게임의특징을잘반영한연주였습니다. 내가 즐겨했던 게임의 음악이었다면, 더 흥분해서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도 흥분이 살짝 남아 있어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테일즈위버 게임 음악 콘서트 풀버전을 유튜브로 보면서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