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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과 관련된 일러스트
출처 : pixabay

 

예전에 기본급으로만 한 달을 살아보고자 예산을 다시 리모델링을 한적이 있다. 예산을 짜면서 항상 걸리적 거렸던 것이 바로 보험이다. 30살도 되고 해서 기존 연금보험을 다시 살펴보니 보험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2명의 보험설계사(한화와 농협) 엄마(웬만한 보험설계사보다 더 잘 아신다)사이에서 1시간 씩 통화하면서 고막과 머리가 아파온다. 보험설계사분들은 어떻게든 해지환급금과 약정금리를 언급하고(연금보험의 보험이 해지환급률이기 때문에 나는 중요시 여긴다), 엄마는 굳이 그런거 필요없다면서 브레이크를 걸어주신다. 보험은 내가 이제 관심을 가지게 된 분야다. 그동안은 그냥 취업했으니까 엄마가 나보고 이제 내라고 하신걸 그냥 내고 있었다. 하지만 내 보험이라면 나도 보험에 대해 알고 있어야 호구당하지 않기 때문에 보험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보험을 공부해보니 보험가입은 확실히 영업이 아닌 설계다. 자격증을 가진 전문 설계사가 내 라이프 플랜에 맞게 보험을 설계해주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왜 보험설계사를 전문직이 아닌 영업이라고 생각할까? 

 

보험수당을 타기 위한 안좋은 사례를 많이 접해서 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그들은 전문가로 대해주지 않은점도 있다. 밖에서 모금을 하면 한달 1~2만원의 후원을 하면서도 많은 것을 따진다. 후원금 사용내역, 단체에 대한 신뢰, 운영비지출내역 등 세세하게 따진다. 왜? 내 피같은 돈이니까. 

 

그런데 왜 그 비싼 10만원씩 10년납을 하는 보험은 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덜컥 가입하는가? 그 설계사가 믿을만해서? 설계사가 좋다고 하니까? 약관과 계약서를 잘 보지 않고 오로지 설계사의 말만 듣고 가입했기 때문이다. 왜 전문가에게 질문하지 않는가, 왜 장점만 줄줄이 나열하고 단점은 이야기하지 않는지 의심해본적 있는가? 왜 약관을 분석하지 않는가?

 

그것은 바로 우리가 전문가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후원여부를 결정하는 것처럼, 보험을 가입한다면 

 

보험의 가입의 목적은 무엇인지(저축인지 보장인지 투자인지), 월 납입능력은 어느정도인지, 해지환급금과 갱신률은 얼마인지, 비과세와 연말정산은 어떤지, 내 생활습관과 가족력, 업무환경을 고려해서 무엇이 우려되는지, 나의 인생플랜(이직, 은퇴, 결혼, 자녀계획 등)은 어떤것을 중점으로 둘것인지, 앞으로의 물가, 금리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

 

를 세세하게 세팅해서 보험설계사에게 요청해야한다. 그러면 보험설계사는 절대 비싸기만한 보험을 제시할 수 없다. 

 

그리고 한 명의 설계사가 아닌 2명 이상의 설계사에 같은 조건으로 요청해보면 절대 같은 보험 설계를  들고 올 수 없다. 그러면 나하고 계약을 안할테니까. 어떻게든 다른 설계사보다 좋은 혹은 다른 조건을 들고 올 것이다. 물론 내가 보험에 대한 기초지식이 많고 의심이 많다는 가정하에.

 

그럼 후원은 어떨까. 애초에 의심은 많이 한다. 믿을만한 단체인가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믿을만한 단체의 기준은 무엇인가? 높은 인지도? 연예인홍보대사? 투명한 후원금사용?

 

투명한 후원금 사용은 어떻게 확인하는가. 그냥 후원금 사용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면 투명한가? 그러면 노래방 20만원 내역도 홈페이지에 올리면 투명한건가? 100% 수혜자에게 가면 투명한가? 뭘 보내는지는 중요치 않고 그냥 내 돈 전부가 가면 오케이?

 

후원에 대한 본인의 기준이 없다면, 아무리 밖에서 많은 모금단체를 만나도 의심만하지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후원자의 문제가 아니다. 알고 싶어도 알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놓지 않은 후원단체도 문제다. 보험약관 혹은 보험광고를 보면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의 향연이다.

 

해지환급률, 공시이율, 치주, ci보험, gi보험, 소액암, 허혈과질환, 진단비와 의료실비 등등. 보험사가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애매모호한 30페이지가 넘는 약관과 내가 물어보지 않으면 먼저 말해주지 않는 설계사. 모금단체도 마찬가지. 후원금 사용내역이라고 올려줬지만 그래프만 딸랑 올려놓고 끝. 홈페이지만 봐도 알 수 있어야하는데 더 자세한 내용은 전화를 거쳐야하는 불편함. 연차보고서에서는 마찬가지로 공부하지 않으면 알기 사용내역 들. 더 자세한 내역은 국세청의 공시자료를 봐야하지만 실제 찾아서 보는 과정도 복잡하다. 공시자료를 봐도 지출내역일 뿐 실제 임팩트 있게 효과적으로 쓰이는지도 알 수 없다. 

 

투명하기는 하지만 잘하는지는 알 수 없다. 

 

결국 보험이나 후원이나 내가 낸 돈이 아깝지 않게 쓰이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수 밖에 없다. 보험과 후원은 돈 내고 끝이 아니다. 수시로 들여보고 수시로 변화하는 정책을 공부해야한다. '속았네, 사기꾼이네'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의심하고 레이더를 켜놔야한다. 고객 혹은 후원자들이 편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가감없이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제공해야한다. 

 

신비주의와 영업비밀은 끝났다. '굳이 공개해야해?'라는 물음은 사생활에나 물어보고, 공개 필요성의 판단은 단체가 아니라 고객과 후원자들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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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의 정의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이란 일시적으로 기분만 저하된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합니다. 이러한 증상이 거의 매일, 거의 하루 종일 나타나는 경우 우울증이라고 한다.(네이버 지식백과)
우울증의 척도
CES-D척도는 우울증의 선별검사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자가보고형 척도검사 중 하나입니다. 총점 16점 이상이면 경증의 우울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21점 이상이면 중증도의 우울증상을, 25점 이상이면 중증의 우울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심해볼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네이버 지식백과-우울증)

 

성년이 되는 나이 20살이 되는 건 12월 31일, 단 하루의 차이다. 그 차이 하나로 갑자기 미성년자에서 성년이 된다. 우울증 진단도 20점에서 21점이 되는 경계선을 넘는 순간 갑자기 환자가 된다. 이분법적인 진단으로 갑자기 나는 정상에서 환자가 되었다. 물론 나는 그대로다. 

 


 

1) 이분법

모 아니면 도 / 디지털의 0과 1 / 동전의 앞 뒷면 / 남과 여 / 흑과 백 / 원인과 결과 / 성공과 실패 / 아군과 적군 / 이승과 저승 / 천국과 지옥 / 선과 악 / 정상과 비정상

 

우리는 세상을 이분법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어쩌면 세상을 너무 쉽게 이해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거 아니면 저거니까. 이분법은 판단을 용이하게 돕는다. 관찰과 판단에 드는 에너지와 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다 알고 있다. 이분법으로 세상과 타인을 관찰하고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2) 무지개는 7가지 색이 아니다

딱딱 경계선을 짓고 구분 짓던 세상에 어느 순간,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이름 붙여지지 않는 존재가 나타난다. 처음에는 그 존재를 핍박하거나 억지로 기존 체계에 편입시키려 했다. 빨간색도 아니고, 주황색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에 속한 색. 그리고 세상은 그 색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상은 숨어있던, 아니 원래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스펙트럼이 빛을 받았다.

 

무지개 프리즘 스펙트럼
무지개 프리즘 스펙트럼 https://world-trip.tistory.com/12

 

이분법과 스펙트럼

3) 왜 캠페인을 할 때 회색지대를 염두해야 할까.

캠페인의 핵심은 대중들의 인식과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대중들의 행동을 어디서 어디로 바꾸는가. 

 

기존의 캠페인은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 금연홍보 캠페인. 비정상적인 행동을 정상적인 행동으로 바꾸는 캠페인이다. 기존에 만들어진 경계선을 넘지 마라라는 의미다. 즉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꾸는 캠페인은 주로 행동의 부작용, 계몽의 성격이 강하다. 비정상의 개념도 사회의 도덕, 법에 근거한다. 

 

그런데, 갑자기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캠페인이 등장한다. 당사자에게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꾸는 캠페인이다. 하지만 캠페인에 동의하지 않는 대상에게는 정상을 비정상으로 바꾸는 굉장히 도전적인 의미로 받아들인다. 새로운 경계선을 긋는 행동은 기존  경계선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큰 경계심을 가져온다.


4) 완충지대 혹은 무책임 지대

남북한 군사분계선 사이에는 DMZ라는 완충지대가 존재한다. 협약으로는 DMZ 안에는 군인 대신 경찰만 배치된다. 완충지대는 직접적인 무력 분쟁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다.

 

하지만, 사회문제에서 회색지대는 서로가 외면한 무책임 지대이다. 

 

우리가 바꾸고 싶은, 알리고 싶은 캠페인은 기존의 경계선 안에 있는가. 아니면 회색지대에 있어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은 문제인가. 


5) 더 많은 회색지대를

수감자 자녀들을 위한 복지, 시각장애인들의 미술, 발달장애와 경계선 지적장애{일반적으로 70~85 IQ의 인식 능력이지만 지적장애(70 미만)만큼 심각하지는 않은 정도인 지능의 한 분류} 등. 회색지대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단체들의 캠페인이 많다.

 

세움 홈페이지 화면
수용자 자녀들을 위한 복지단체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http://www.iseum.or.kr/

 

 

우리들의 눈 홈페이지
시각장애아동청소년들의 미술 재능을 위한 단체 '우리들의 눈'

http://www.artblind.or.kr/

 

피치마켓 홈페이지
느린 학습자를 위한 단체 '피치마켓'

https://www.peachmarket.kr/%EC%86%8C%EA%B0%9C/

 

모금 캠페인은 단순히 후원금만을 위한 캠페인 보다, 우리가 주목하는 회색지대를 알리는 캠페인이면 어떨까. 경계선에 들어오지 못한 이들을 위한 캠페인은 이미 대중은 충분히 참여하고 있다. 정부, 기업들도 자신만의 자원과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렇다면 비영리단체는? 정부, 기업에 비해 영향력, 자원동원능력이 떨어진다. 비영리단체는 필요 없는 걸까?

 

아니다. 오히려 더 비영리단체는 필요하다. 아무리 정부와 기업이 가진 게 더 많아도, 회색지대 발굴은 그들에게 메인이 아니다. 비영리단체는 정부, 기업보다 더 깊숙이 더 촘촘하게 사회 전반에 스며있다. 오로지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 교육받은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이 비영리단체다. 

 

3줄 요약

1) 세상은 이분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2)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회색지대(스펙트럼)가 존재한다.

3) 캠페인은 이 회색지대를 발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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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편협한 생각-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뭐 눈에 뭐 만 보인다.'라는 말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비꼬는 말로 많이 사용해왔던 말이 실제 신빙성이 있는 말이라면? 

아마 다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애플워치에 관심이 생길 때, 남들 손목시계만 보였다. 신발을 새로 산 날에는, 거리를 걷는 사람의 신발만 주야장천 보였다. 현재 내가 관심이 있는 것만 내 뇌에서 살아남는다. 

칵테일 효과-시끄러운 칵테일 바 안에서, 우연히 내가 관심 있는 단어가 들리는 현상(효과)
우리의 오감은 언제난 민감하게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중 시각이 70%의 정보를 처리한다. 하루를 생활하면서 수많은 정보, 디자인, 문구, 사람, 간판, 글, 그림 등을 본다. 아니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본 모든 것을 기억하는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읽는가? 

 

2) 보이지만 보지 않고, 들리지만 듣지 않는다.

 

hear 그리고 listen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우아한 관찰주의자
우아한 관찰주의자-네이버 책


<우아한 관찰주의자>를 저술한 에임 E. 허먼은 눈으로 본 전체 장면 중 관심 있는 일부의 정보만 인지하고 기억한다고 한다. 그래서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할 수 있지만, 디테일한 장면을 놓친다.


또한  책 <짧은 글을 씁니다>를 저술한 일본의 유명한 광고 PD 히키타 요시아키는 이렇게 말했다. 

 

'글의 80퍼센트 가까이는 글을 스크롤해 넘긴다. 그러다가 유독 눈길이 가는 단어나 사진이 나오면 스크롤하던 손가락을 멈춘다. -중략- 읽는다기보다는 본다는 느낌으로 글을 접하고, 공감 가는 글을 직감으로 고른다. (210p)

 

 
진득하게 앉아서 탐독하기보다, 휘리릭 화면을 내리다가 눈에 띄는 카피 혹은 배너가 보인다. 그리고 클릭하고 글을 '본다.' 내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문장 혹은 단어가 보인다. 그 주위 문단을 '읽는다.'

'삶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의 저자는 연구 지원자를 모집하는 문구를 이렇게 작성했다.

 

'나랑 할래?' (무슨 상상을 하는가, 실험을 같이 하자는 거다) 혈기왕성한 20대의 마음을 자극하는 문구다. 

 

3) 스푸너리즘-인접한 음절의 순서를 뒤바꿔 말하는 실수

 

스푸너리즘 트윗
1차 출처-트위터 / 2차 출처-https://m.blog.naver.com/dydrogud22/222011068004


혹여 이 짤은 본 적 있는가.

우리가 말장난식으로 많이 하는 이 현상을 스푸너리즘이라고 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0637335

 

[스브스뉴스] 피즈치자·노인코래방?…뭔가 이상한 말실수 '스푸너리즘'

☞ SBS뉴스로 오시면 '[SBS 슬라이드 형태]'로 보실 수 있습니다. 쯔와이스 트위, 기능재부, 노인코래방, 곱은 졸목 등 인접한 음절 순서를 뒤바꿔 말하는 말실수는 일상에서 흔하다. 이렇게 앞 음

n.news.naver.com

 

 

우리 뇌는 앞글자와 뒷글자만 맞으면 중간에 순서가 바뀌어도 단어를 읽을 수 있다고 한다.(단어 우월 효과) 읽고 나서 판단하지 않고, 먼저 답을 상정해 놓고 읽는다는 의미다. 즉 눈으로는 다 읽지만 뇌에서 필터링되며, 기억에 남는 것은 필터를 통과한 단어와 문장들이다.

4) 캠페인과 편협한 생각


그래서 시민은 모든 캠페인에 다 반응하지 않는다. 뇌 안에 필터가 다 다르다. 연령별로, 성별로, 직업별로, 직급별로, 직장별로, 거주지별로, 가족 구성원별로, 다 다르다. 나에게는 당연한 캠페인은 나와 가장 친한 가족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다만 친분이 있어서 호응도와 신뢰도가 높을 뿐이다. 

'국내' '무연고' '장애' '아동 청소년' '자립' '캠페인'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을 어떤 단어에 더 꽂히는가. 분명 위의 단어들을 합치면 하나의 캠페인 카피다. 하지만 어디에 중점을 두는지에 따라 캠페인의 성격도 달라지고,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달라진다. 해외에만 후원을 한 시민분은 '국내'에 꽂힐 수 있다. 자녀가 있는 분들은 '무연고' '아동 청소년'에 집중할 수 있다. 갓 성인이 된 분들은 '자립'에 꽂힐 수 있다. 주변에 장애가 있는 지인분이 있다면 '장애'에 더 눈길이 갈 수 있다. 

캠페인 주체도 '국내'에 집중한다면 해외와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무연고'에 집중한다면 퇴소 이후의 삶과 관련된 자료를, '장애'에 집중한다면 비장애아동과의 비교자료를, '아동 청소년'에 집중한다면  그 시기에 필요한 지원에 관한 자료를, '자립'에 집중한다면 홀로서기의 어려움과 관련된 자료를, '캠페인' 그 자체에 집중한다면 캠페인 참여 방법과 관련된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4-1) 오프라인-질문하기
그런데 이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독심술? 관상? 연륜? 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없고, 셜록처럼 추리력과 관찰력이 뛰어나지도 않으며, 전공 시간에 관상학을 배우지 않았다. 다년간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개인적으로 최고의 방법은 '직접 질문하기'라고 체감한다. 상대방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는지 오랜 시간 관찰할 수 없다면, 직접적으로 물어보자. 한국사람들은 질문을  받으면 잘 대답해준다. 그리고 관심을 주면 좋아한다. (물론 취조하듯이 묻지는  말자)

4-2) 온라인-키워드 분석
오프라인 캠페인이라면 얼굴 마주하고(지금은 마스크를 끼고) 직접 물어볼 수 있지만, 불특정 다수이며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온라인 캠페인은 어떻게 할까. 바로 퍼포먼스 마케팅이다.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https://media.fastcampus.co.kr/knowledge/about-performance-marketing/

 

디지털 마케팅을 파헤치다_2편) 퍼포먼스 마케팅

오늘은 디지털 마케팅 중에서도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마케팅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미 퍼포먼스 마케팅이 얼마나 인기 있고 중요한지 알고 계실 겁니

media.fastcampus.co.kr

 

 

GA(구글 애널리틱스), 키워드 검색광고. 간단히 말하자면 사람들은 구체적인 키워드를 검색하지 않는다. 막연한 단어로 검색한다. 

복지단체 후원 검색결과
복지단체 후원이라고 검색한 경우

 

내가 관심 있는 단어만으로 검색한다. 왜냐하면 정보를 찾기 어렵고, 잘 모르기 때문에.

4-3) 주변 관찰하기
담당자가 보통 레퍼런스를 찾는다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바로 다른 (큰) 단체의 캠페인이다. 왜냐하면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고, 검증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말로 편협한 생각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우리는 비영리 관계자를 참여시키는 캠페인이 목적이 아니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다. 일반 대중이 비영리 캠페인을 더 많이 접할까, 영리 광고 캠페인을 더 많이 접할까. 당연히 영리 광고가 압도적이다. 왜 영리 광고가 대중들에게 먹힐까. 당연히 광고 전문가가 있기도 하지만, 영리 광고는 철저히 소비자 중심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대중교통의 배너 광고, 간판, 현수막 관찰이다. 

 

1) 한정된 지면에 2) 짧으면서도 3) 임팩트 있고 4) 흥미를 끌고 5) 충분한 내용 전달이 되는 광고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시설을 넘어, 마을을 짓다.' 


부동산 분양 홍보 멘트라고 느껴질 것이다. 그걸 노렸다. 거주시설 완공 이후 새로운 모금 콘셉트가 필요했고, 우선 완성된 프로젝트로 시선을 끌어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누구나 관심 있는 부동산 분양의 느낌을 살려 관심을 유도했다. 

편협한 생각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생각의 구조

-우리가 해야 할 말 vs 상대의 관심을 끄는 말
-담당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기 vs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기
-단 하나의 캠페인 vs 여러 방식의 캠페인
-마침표로 끝나는 캠페인 vs 물음표로 끝나는 캠페인
-직감에 의존한 캠페인 vs 데이터에 근거한 캠페인


3줄 요약
1) 사람은 관심사가 다 다르다
2) 특정 타깃의 현재 관심사를 찾고 그들의 언어를 사용해라
3) 질문하고, 키워드 분석하고, 관찰하며 데이터를 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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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인증 도장

단체가 문제를 해결하면서 시민에게 요구하는 것은 많지 않다. 기부금과 봉사활동. 왜냐하면 시민들이 매번 분쟁지역 같은 곳에 가서 직접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교육을 받고 사명감으로 무장한 전문가와 활동가들에게 현장을 맡기고, 나는 그들의 일을 지원해주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는 후원자들이 많다.

자칫 후원에 대한 관심이 '다른데 쓰일 돈을 좀 더 가치 있게 쓰고 싶다.'라고 뭉뚱그려서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리에서 여러 후원자들을 만나면 개인마다 다양한 이유를 가짐에 놀란다. 그래서 만났던 후원자의 유형을 8가지 유형으로 나눠봤다.

1. 의무감

후원을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듯이, 내가 먹고사는데 충분하다면 당연히 타인을 도와야 한다고 여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진 자들의 의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의무감에 근거한 후원자는 예우, 혜택보다는 사회 전체에 이득이 오는 사업(혹은 단체)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나의 후원이 명확하게 성과를 보이기를 원한다.

2. 혜택

원래 후원은 대가 없다. 즉 기부행위에 대한 반대급부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어찌 세상이 단어의 뜻대로만 돌아가는가. 주는 게 있으면 동등하지는 않더라도 무언가 피드백이 오기를 바란다. 가장 일반적인 혜택은 연말정산 세액공제다. 하지만 이는 소득이 있는 후원자에 한해 유효한 혜택이며, 엄밀히 말하면 단체가 아닌 나라에서 주는 혜택이다. 그래서 단체는 차별화를 주기 위해 '기부자 예우'의 형태로 무언가를 제공한다. 감사편지, 기념품, 감사패, 세액공제 등등. 의료재단의 경우 의료혜택이 주어지기도 한다.

<고려대병원 의학발전기금>

http://donation.kumc.or.kr

 

고려대학교의료원 대외협력실

 “불굴의 박애 정신을 기리며”고려대의료원, ‘로제타 홀(Rosetta S. Hall) 기념음악회’ 성료 고려대학교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을식)이 지난 2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로제타 홀

donation.kumc.or.kr

 

3. 미안함

본인이 직접 그 일을 하지 못해, 기부로 대신한다고 여기는 경우다. '독립운동은 못해도, 독립운동 자금은 대준다.'가 여기에 해당한다. 후원자는 약간의 미안함 혹은 죄책감을 느낀다. 세상에 분명 필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직접 할 수 없다. 필자가 WWF에 후원한 이유가 죄책감에 기반했다. 벽걸이 에어컨 고장으로 이동형 에어컨을 구입했다. 그리고 한 달 전기요금이 10만 원이 나왔다. 효율이 안 좋았으니 당연했다. 사용한 전기만큼 자원을 낭비했다는 죄책감으로 환경단체인 WWF에 후원을 시작했다.

4. 소속감

'후원자'라는 타이틀 그 자체 혹은 그 단체 '후원회'의 회원이라는 타이틀을 중시하는 경우다.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 중 3번째, 4번째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와 '존중의 욕구'에 해당한다. 생리적 욕구, 안정감 욕구 다음에 해당하며, 어딘가에 속해 쓸모 있음을(사랑받고 싶음) 증명하고 싶어 한다. '후원자'라는 타이틀은 후원단체에 꼭 필요한 존재이므로, 나의 쓸모가 증명된다. 후자는 나의 네트워크를 늘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 후원자들이 참여하는 행사, (예를 들어 봉사활동, 간담회, 연말 감사파티 등), 가 많을수록 좋다. 물론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규모의 행사는 지양하자.

5. 못다 이룬 삶의 의지

흔히 뉴스에서 많이 보이는 '떡볶이 팔아 모은 1억 원, 대학에 기부!'가 이런 타이틀이 여기에 해당한다. 생전 후원자 본인이 원했으나 이루지 못했던 꿈을, 기부를 통해 대리 만족하는 사례다. 연령대가 많이 높은 편이다. 아마 본인은 나이가 들어서 더 이상 꿈을 이루기 어려우니, 다음 세대만큼은 그런 걱정 없이 꿈을 이루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연령대가 높아 유산기부 혹은 계획기부 형태가 많다.

<유퀴즈 - 이수영 회장>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entertain_photo/2020/09/30/KUT4PIL673TCDFOOG6VE25EZEY/

 

‘유퀴즈’ 이수영 회장, ’766억원 기부' 통 큰 FLEX 사업가→"정리 안된 돈 더 있어"

유퀴즈 이수영 회장, 766억원 기부 통 큰 FLEX 사업가→정리 안된 돈 더 있어

www.chosun.com

 

종교는 여전히 후원의 강력한 동기다. 흔히 3대 종교라 불리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는 모두 형태는 다르지만 '나눔'의 가치를 공유한다. 그래서 후원 자체에 거부감은 낮다. 다만 종교활동 자체에 후원(헌금, 시주)이 있고, 교회, 성당, 사찰마다 후원사업을 자체적으로 꾸리기도 한다. 따라서 이미 후원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종교법인이 아닌 사회복지법인이라면 법적으로 후원금을 종교활동에 사용할 수 없다.(기부금 영수증을 확인해보면, 종교단체 외 지정기부금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 혹시 내가 후원하는 곳이 종교법인인지 사회복지법인인지 확인해보자.

7. 명예(사회적 명성)

후원을 본인의 명예를 위해 행하는 경우다. 예로부터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속담 때문인지, 후원을 숨기는 경향이 많다. 마치 후원에 대해 감사를 표하거나, 널리 알리려고 하면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후원을 널리 자랑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가심비, 미닝 아웃(meaning out), 팬덤 기부가 대표 사례다. 연예인들 또한 자신의 영향력을 재능기부로 사용해 더 많은 기부를 유도하기도 한다. 일부는 기부를 자랑하는 것을 보고 유명해지려고 하는 거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행하지 않은 선보다 행하는 위선이 사회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소울워커 소매넣기>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8041100009

 

소울워커-유저들 간의 '소매넣기 배틀'…미혼모 지원센터 기부 '나비효과'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 '소울워커' 운영진과 유저들이 서로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어 화제다. 이 '훈훈한 대결'은 미혼모 지원센터 '기부배틀'로 번져 게임 유저들의...

www.busan.com

 

https://www.gamepl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949

 

'혐오'에 '기부'로... '메이플' 유저 선행 릴레이에 담긴 속뜻은? - 게임플

혐오 대응을 위해 시작된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의 기부 선행 릴레이가 다른 게임에도 확산되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외주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 \'스튜디오 뿌리\' 신규 영상에서 발견된 손동

www.gameple.co.kr

 

 

 

8. 호기심

후원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20대 초반에게 많이 보인다. 어릴 때부터 후원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있으나, 방법을 알기도 어렵고 주머니 사정도 넉넉지 않다. 성인이 된 이후,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후원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후원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소비는 어릴 때부터 해왔기에 익숙하다. 반면 후원은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쉽사리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따라서 후원 자체에 대한 부담감을 확 낮춰주는 방법이 좋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 중 하나의 이유보다는 복합적인 이유로 후원에 관심을 가진다. 필자의 경우 3-1. 시민의 의무감과 3-3. 미안함이 섞여있다. 의무감 80%, 미안함 20%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앞에 서는 이유가 있고, 다른 이유들이 그 뒤를 따른다.

필자가 분석한 후원 관심 유형 외에도 아름다운 재단에서 제공하는 후원 유형 분석 툴이 있다. 나는 어떤 유형 일지 한 번 체크해보는 건 어떨까.

https://beautifulfund.org/bf_research/donor-research/

 

나는 어떤 유형의 기부자인가??

이 테스트는 비영리 역량강화를 위한 연구와 컨설팅을 진행하는 영국의 NPC에서 만든 기부자 유형 진단 툴입니다. 테스트를 통해 나에게 맞는 기부방법과 기부처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시면 좋

www.beautifulfun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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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필자가 블로그에 업로드한 글을 재업로드한 글입니다.(2021.02.05)

 


 

2020년 2월 2일 사랑의 열매 기부문화연구소에서 주최한 온라인 컨퍼런스가 있었다. 마침 백수였던 나에게 이는 소중한 배움의 기회. 강연도 저작권이 있기 때문에 컨퍼런스 내용을 여기에 올릴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느꼈던 바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1) 온택트(ontact)

코로나로 비대면 모금이 급격히 발달했다. 온라인 모금의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면 모금에서 만들 수 있는 깊은 관계를 맺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감정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오는 신뢰감은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온라인으로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개별 전화로 개별화된 감사를 표할 수 있다. 봉사자들과 관계를 맺을 때도 얼굴 보고 한 번에 설명하면 끝날 일이라도, 문자메시지를 각각 보냄으로써 내가 존중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홈페이지에 딱 올려놓는 피드백이 아니라, 한 명의 후원자라도 진심을 담은 감사를 전한다면 채널이 온라인, 오프라인이 무슨 관련이 있겠는가.

마지막 질의 타임 때 전문가님이 말씀하셨다. 담당자들은 온택트를 위한 필요 역량은 이미 갖추고 있다고, 다만 1명에게 너무 많은 부담감을 지우지 말아 달라는 당부의 말씀과 함께.

2) 부익부 빈익빈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K자 성장은 비영리단체 모금에도 적용되는 표현이었다. 비대면 모금으로의 전환, 투명성 회계 전환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 가능한 큰 단체로 기부금이 모이고, 그렇지 못한 단체는 모금액이 줄어들었다. 코로나로 모금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전체 모금액은 크게 늘었다. 다만 그 모금액이 큰 단체, 혹은 코로나 관련 이슈에 많이 몰렸다.

코로나 시대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팬데믹에 개인도, 기업도, 정부도, 비영리 단체도 혼란의 도가니였다. 불확실성이 높을 때의 행동의 기준은 대부분 안전이다. 그런 판단기준이라면 새로운 곳, 작은 곳보다는 검증되고 큰 곳이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큰 단체로 돈이 몰리니->코로나, 투명성 요구에 적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되고->더 효율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반면 작은 단체는 모금액이 줄어드니->코로나, 투명성 요구에 적응할 준비가 더 안되고->사업 자체에 타격을 받는다.

그래서 전문가분께서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에 이렇게 반문하셨다. 왜 작은 단체들끼리 연합 캠페인을 하지 않느냐고. 그러면서 런던마라톤의 사례를 언급하셨다.

자선 단체가 모여 온라인 런던 마라톤을 조직할 수 있을까? 모바일 추적장치를 달고 후원자들이 도시의 혼자 마라톤을 뛸 수 있다. 후원을 약속한 스폰서들은 큰 타격을 입은 단체들에 약간의 수익을 남겨 놓으면서 여전히 후원금을 줄 수 있다. 마라톤 주최자와 지원기관들은 온라인 마라톤 참가자를 스폰서와 연결하기 위한 기술 플랫폼을 지원할 수 있다. 이것은 이미 런던의 랜드 마크 하프 마라톤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방법을 시도할 때는 최신 공중 보건지도에 따라 마라토너가 혼자 달리고 다른 사람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출처 :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번역] 비영리에 대한 코로나 19의 영향력, 위기 그리고 기회들 1에서 발췌

 

3)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실상 컨퍼런스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다. 2020년의 모금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 단체도, 개인 후원자도, 후원기업도 2020년은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는 시기였다면, 2021년은 코로나 종식 여부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등장할 수도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는다면, 작년과 비슷한 추세로 진행되지만 높은 피로도를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관건이 된다. '또 코로나야?'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는 캠페인, 사회공헌을 만드는 단체, 기업이 기부문화를 주도한다. 다만 '빈곤 포르노'로 다시 회귀하는 악수는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코로나가 종식이 된다면? 억눌려 있던 소비, 외출이 폭발할 것이다. (소비주, 여행주를 사라) 또한 캠페인과 사회공헌도 2019년으로 회귀하지 않고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후원에 대한 인식, 단체의 생존 방식, 기업에 대한 욕구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2시간의 컨퍼런스를 위의 3개로 정리하기에는 당연히 부족하다. 내가 2020년도에 거리 캠페인을 하면서 직접 체감했던 요소들만 적었기 때문이다. 개인 후원자들은 후원내역을 정확히 받아 보길 원했고, 해피빈에서는 코로나 모금함에 많은 기부금이 모였으며, 코로나로 거리 캠페인이 안되자 갑작스러운 재택근무를 해야 했다.

코로나가 끝나면 사회는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확실한 점은 이전의 방식만으로는 같은 결과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회복지 용어 중에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용어가 있다. 위기상황을 당하고 나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 버틸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고무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회복탄력성이 낮다면 위기상황에서 주저앉고, 회복탄력성이 높다면 위기를 겪으면 버틸 수 있고, 경험을 토대로 더 강해질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도 회복탄력성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1347년 흑사병, 1918년 스페인 독감, 2009년 신종플루, 2015년도 메르스, 그리고 2020년도 코로나. 20xx 년도에는 다시 새로운 전염병이 돌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잘 견딘 자만이 새로운 팬데믹도 견딜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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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필자의 네이버 블로그에 업로드 했던 글을 재업로드한 글입니다.(2020.08.25 업로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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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느....'

원래 나는 생일 파티 이런 거 안 한 지 오래됐다. 그냥 나 혼자 맛있는 거 시켜먹고 '나를 위한 선물'이러면서 평소 갖고 싶었던 비싼 물건도 사고.

그런데 나는 왜 이번에 생일기부를 하게 되었을까.

7월부터 코즈웍스를 통해 펀딩 교육을 듣고 있다. 실제 펀딩을 오픈하고 홍보하기까지가 교육과정이었다. 하지만 처음 진행하려 했던 펀딩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펀딩 주제가 필요했다.

밖에서 열심히 캠페인을 진행하던 중, 문자가 하나 왔다.

생일쿠폰 문자

라식해서 안경 벗은 지 한참이지만

'우아 몇 년 전에 등록했던 문자인데 아직까지도 오네. 어 잠깐만.'

그때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아이디어 하나. 생일기부

모금 사례를 보면서 해외에서는 생일기부를 많이 하고 있다는 점이 기억났다. 생일기부라는 콘셉트가 잡히니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나한테 줄 생일 선물 살 돈으로 기부해주세요로 명분 잡고, 모금방식은 팬클럽 기부랑 옥스팜의 트레일워커스처럼 가고, 단체는 장마가 심하고 코로나도 심하니까 환경단체 쪽에다가 해볼까. 지인돈 받고 내이름으로 기부하면 양아치같으니까 내 돈도 같이 매칭하는 기부로 가고.'

펀딩 글도 1시간 만에 후다닥 써지만 문제는 사진이었다. 단체 모금을 할 때라면 사업 사진을 다양하게 사용했을 텐데, 생일기부이니 막상 쓸만한 사진이 없었다. 개인사진만 주야장천 올리기에는 생일기부의 느낌도 살지 않았다. 그리고 떠오른 작년 생일의 그 선물

생일 축하 기념 포스터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만 29살이다

아무리 봐도 이것만 한 사진은 없었다.

인스타 홍보도 하고 친구들과 지인 카톡방에도 열심히 링크를 퍼 날랐다.

'똑똑 좋은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이미 생일선물을 준비한 사람도 있었고, 생일선물도 주고 기부도 해준 분도 있고, 선물 대신 기부 크게 해 주신 분도 있고. 너무너무 고마운 사람들이다.

이번 생일기부 펀딩은 지인분이 기부해준 만큼 내 사비도 같이 매칭 해서 기부해서 펀딩금액의 2배를 기부하기로 했다. 목표가 30만 원이니 최대 기부금액은 60만 원.

바스켓 생일 기부 모금 페이지

후원단체는 기존에 후원하고 있는 단체인 WWF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환경문제는 전 지구적인 문제라, 가장 규모가 큰 단체에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WWF에 문의해서 후원 내역서를 받을 수 있는 것도 확인했다.

그래서 혹시 펀딩 내용이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밑에 링크를 남기니 한 번 보기를 바란다.

p.s 후임이 만들어준 이미지가 너무 좋은 나머지, 코즈웍스의 뉴스레터에도 내 펀딩이 올라갔다.

펀딩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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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만드는 올바른 기부 도서

 

 

내가 만난 기부의 변화, 그 시작과 깨달음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지난 6년 넘게 모금 활동을 하며 제 모금 활동의 나침반 같은 책, <냉정한 이타주의자>이 뒤를 이을만한 책을 읽은 후기를 공유하려 합니다. <냉정한 이타주의자>는 기부를 단순한 선의의 행동으로만 여기던 저에게, 기부의 정확한 효과를 검증하고 임팩트를 측정하는 중요성을 일깨워준 책이죠. 그리고 최근 저를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하게 만든 책, <변화를 만드는 올바른 기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자 해요.

 

기부, 그 이상의 가치를 찾아서

모금업무를 하다 보면 다양한 요구와 욕구에 직면하게 돼요. 어떤 담당자는 사회공헌사업으로 큰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어떤 이는 최대한 단순하게 비용을 절감하길 바라죠. 현장에서는 기부금이 크면 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최대한 단순한 형태의 사업만을 하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런 다양한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나의 생각은 배제한채, 후원처에서 요청하는 사회공헌사업의 용역을 대행하는 일처럼 대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변화를 만드는 올바른 기부>를 만나면서 저의 역할과 기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시작됐어요.

 

 

기부, 올바른 방향을 찾다

이 책은 기부자들이 항상 가지는 고민, "내 기부금이 정말 가치 있는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답을 제시해요. 미국의 다양한 제도와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와는 다른 환경이지만, 그 속에서도 많은 영감과 교훈을 얻을 수 있었어요. 특히, 기부자와 비영리 단체간의 상호 존중과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비영리 단체와 기부자 간의 신뢰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줬죠.

 

미국은 기업/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재단과 기부 펀드가 많이 조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 재단과 기부펀드는 자신들의 자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비영리 단체들을 지원하고 있지요.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 영역에서 사용되는 효과성 측정과 효율성을 높이는 목표관리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히려 비영리 영역에서 추가하는 사업의 방향과 결이 맞지 않아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해요. 비영리 영역은 효과성 검증의 시간이 길고, 숫자로 표현하기 애매하고, 사회변화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오히려 재단은 비영리 단체를 바꾸려 하는 것보다, 임팩트를 내고 있지만 재정적으로 어려운 비영리 단체를 발굴하고 상호 존중하는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비영리단체도 자신들의 사업의 임팩트와 변화를 기부자들에게 최대한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피드백 해줌으로써, 신뢰를 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실천으로 이어진 깨달음

저의 일터와 연계된 사회공헌사업은 규모가 크고, 전국적인 범위를 다루고 있어요. 과정 속에서 다양한 단체와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연결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매우 보람차요. 예를 들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느린학습자 아동들을 위한 유소년 축구단  활동 지원부터, 놀이활동이 어려운 어린이병원 환아들을 위해 놀이키트를 제작하고, 그 아이들의 그림으로 굿즈 만들어 판매하는 단체까지. 모든 경험은 저에게 기부와 모금이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을 넘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있는 강력한 도구임을 일깨워줬어요.

 

저는 사회복지개론에서 사회복지사의 다양한 역할 중 '중개자(Broker)'의 역할이 늘 맘에 들었어요. 자원과 자원을 연결하는 일이 중개자(Broker)의 역할인데, 모금업무가 딱 그 역할에 맞춤이거든요. 기부자의 자본, 비즈니스 영향력이라는 자원과 비영리단체의 사회변화 기술과 네트워크라는 자원이 연결되었을 때의 시너지가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더 숨겨진 비영리 단체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해요.

 

마지막으로 <변화를 만드는 올바른 기부>의 각 챕터별로 저자가 주요하게 주장하는 내용을 한문장으로 정리해보았어요.

 

 

  • 제1장 - 비영리 단체는 소셜섹터 특유의 방식으로 운영되므로, 그 운영 프로세스를 알아야 한다.(목표, 모델, 수행지표 등)
  • 제2장 - 기부는 절대 섣불리 결정하면 안되고, 충분한 조사와 고민이 필요하다.
  • 제3장 - 내가 생각하는 기부 목표와 사회적 필요가 일치 하지 않을 수 있다.
  • 제4장 - 기부사업의 전략은 언제나 변화할 수 있으며, 가능성이 보이면 전격적으로 지지해줘야한다.
  • 제5장 - 단순히 기부금만 주고 끝이 아니라 기부자와 수행기관과 지속적인 소통 관계가 필요하다.
  • 제6장 - 기부의 효과성 평가는 상호 협의하에 결정하자.
  • 제7장 - 기부는 소셜섹터와 연결된 다양한 사회영역에 영향을 끼치고, 영향을 받는다.(정치, 비즈니스영역, 윤리적인 문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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