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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가수
이미지출처 : 티비조선

 

예전 매서웠던 겨울 어느날, 어느 한분에게 후원신청을 받았다. 책자를 보시고 법인과 시설의 위치, 직접 볼 수 있는지 물어보셨다. 그리고 후원에 참여해주셨다. 우리의 후원 중에는 증액이 자동으로 되는 시스템이 있다. 약정서 작성시 혹은 유선상으로도 신청 가능하다. 약정서 작성 중 증액을 요청했다가, 그 분이 가지고 계신 증액에 대한 가치관을 들었다.

 

그 분은 '증액은 너희가 요청해서 하는 것이 아닌, 너희가 잘 하면 내가 올려주는 것이다.' 라고 하셨다. 당연히 나도 그 분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래도 왜 자동 증액 시스템을 만들었는지 알려드렸다. 그 분께서 약정서를 작성하시고 가신 뒤, 팀원 중 한 명이 와서 '자기였다면, 제대로 설명 못드렸을거라고'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한 분은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이었다. 대학원생으로 추측된다. 이미 해외아동단체를 후원 중 이셨다. 그 분을 개발하고 나니, 마찬가지로 팀원 중 한 명이(저번과 다른 팀원)개발하기 어려운 사람만 개발한다고 했다. 

 

선임이 되고 나서 개발의 결과가 달라졌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확실히 감소했다. 개발이 안된다. 내 개발의 목표가 바뀌었기 때문다. 선임이 아니었을 때 개발의 목표는 '하루의 한 건, 그리고 팀 실적의 3분의1'이었다. 즉 양적 목표에 매달렸다. 오래하든 말든 일단 약정서에 사인하게 만들기 전략으로 개발했다.

 

선임이 되고 팀을 이끌고 나서 목표가 바뀌었다. 진짜 후원에 관심있고 여력이 되는 사람을 개발하기. 왜냐하면 후원취소가 너무 많기 때문이었다. 그건 회사에게도(취소 된 만큼 후원금이 준다), 우리에게도(취소 된 만큼 새로 개발해야한다), 중단 후원자에게도(후원을 중단했다는 죄책감으로 인해 후원을 다시 시작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좋지 않다. 

 

그래서 나는 애초에 후원을 할 수 있는, 하고 싶었던 사람을 찾고자 방법을 바꿨다. 예전 접근방식이 무작위로 누구 하나 걸려라하는 무대뽀 방식이었다. 이제는 대놓고 후원 캠페인임을 알 수 있게 피켓을 크게 세우고 핸드피켓을 든다. 

 

'이걸 보고도 부스로 온다고? 넌 찐이구나.'

 

그러다보니 캠페인 부스로 많이 오시는 대표 3가지 유형 중에서 

 

1 - 대학교 1,2학년/알바하고 있음/여성

2 - 중년여성/경제권쥐고 있음/종교적 믿음

3 - 직장인/중년/남성/타단체 후원중/후원에 대한 개인적인 기준 확고

 

3번 분은 평균적으로 후원을 감정적으로 판단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냉정하게 판단하는 편이시다. 그래서 질문도 많으시고 깐깐하시다. 어설프게 알아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오히려 역정을 내신다. 이제 막 후원개발에 뛰어든 신입들은 대하기가 어렵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고, 질문을 받는 순간 주도권이 시민분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3번 분의 경우, 나에게 질문을 해줬으면 했다. 내가 얼마나 많이 공부하고 자료도 많이 준비했는데. 왜 아무것도 안물어보시는건가. 여러분의 소중한 돈이다. 그래서 소중한 돈을 더 중히 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단체의 후원금 사용내역은 투명해야해. 
- 우리는 후원금 사용내역을 다 오픈(홈페이지, 국세청공시자료)하고, 3번의 감사(자체감사, 구청감사, 외부회계법인감사)를 받습니다.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데 
- 운영비로 15%, 사업비 중 45%가 XX사업에, 사업비의 23%가 AA사업에, 사업비의 나머지는 BB사업에 사용됩니다.

 

처음 듣는 단체라 신뢰가 안가는데
- 저희는 그동안 DD사업을 2년간 진행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AA사업에 대한 중간보고, 결과보고 또한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정기적으로 보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체 투명성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습니다.

 

내가 너희를 어떻게 믿고 개인정보를 넘깁니까
- 그래서 봉사자, 대학생이 아닌 전문 교육을 받은 사회복지사가 직접 나왔습니다. 1년에 한 번씩 정보관리에 대한 의무 교육을 수료하고 있으며, 외부와 독립된 인트라넷 서버와 개인정보보호법 준수에 따라 후원자분들의 정보가 관리 됩니다. 따라서 삭제를 요청하실 경우 그 즉시 복원 불가능한 방법(온라인, 오프라인)으로 정보는 파기 됩니다.

 

물론 이렇게 답변을 준비해가도 후원개발이 안될 수 있다. 그건 소개팅이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기본적인 예의를 지킨 소개팅일때) 서로 맞지 않아서 안된 것처럼, 그 분과 우리가 맞지 않아서 안된 것일 뿐이다. 나중에 생각바뀌면 올 수 있도록 우리는 계속 그자리를 지키면 된다. 

 

우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 준비된 채로 서있는다. 그러니 관심있으면 부끄러워 말고 먼저 다가와주면 좋겠다. 질문한다고 해치지 않는다. 

 

세상에 어리석은 질문은 없다.

 

 

1) 찐은 1. 진짜(오리지널)의 줄임말이다. 2. 은 '진짜'에서 진을 세게 발음한 것으로 '최고', '아주 좋음'의 뜻으로 쓰인다-네이버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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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비영리단체의 아웃소싱(외부업체)와 인하우스(비영리단체 정규직 직원)으로 거리캠페인을 전문으로 근무해왔습니다. 밖에서 '스티커 하나만 붙여주고 가세요'라고 외치는 많은 젊은이들을 보고 그냥 지나치면서 무시하거나, 뭔지 모르고 참여하는 시민분들이 계실겁니다. 즐거운 경험일수도 있고 불쾌한 경험일수도 있습니다. 왜 이런 형태의 기부요청이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시리즈입니다.

 

 

 

거리 캠페인이란 공공의 장소에서 진행되는 홍보 활동입니다. 이는 주로 비영리 단체들이 자신들의 존재와 목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거리 캠페인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비영리 단체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캠페인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캄푸스(campus)'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 단어는 원래 '야전'을 의미하였지만, 현재에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시민을 계몽하고 교육하는 조직적인 활동의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시민과 대화하는 캠페이너(출처 : 뤼튼 ai 이미지)

 

캠페인이라는 단어가 가진 이러한 의미는 비영리 단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들의 캠페인은 대체로 자신들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관련된 가치나 이슈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거리 캠페인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길거리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입니다. 이는 시민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거리라는 공공의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거리 캠페인은 비영리 단체들에게 있어서 시민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디어와 온라인 환경의 발전에 따라 거리 캠페인의 방식도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중 하나는 후원자 개발이라는 새로운 요소의 등장입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비영리 단체들의 거리에서의 후원 모집은 원래 현금을 통한 현장 후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CMS 이체 기술과 카드결제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금융결제 방식의 후원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비영리 단체의 거리 캠페인을 본 적이 있나요? 마지막에 보통 나오는 것은 정기후원신청서와 펜, 그리고 써주기를 기다리는 캠페이너의 얼굴입니다. 그런데 왜 그들은 캠페인의 마지막에 후원을 요청할까요? 초기의 거리 캠페인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열심히 듣다가 신청을 해주었지만, 요즘에는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구세군의 빨간냄비에 후원금을 넣는 가족(출처 : 뤼튼 ai 이미지)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들이 그런 방식으로 후원자가 되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스티커 붙이고, 책자 설명 듣고, 결국에는 후원신청서로 이어지는 요즘의 거리 캠페인의 일관된 방식은 시민들의 피로도를 높였습니다. 이제 거리 캠페인만으로 특히 정기후원을 받는 일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정기후원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웃으면서 펜을 건네는 캠페이너(출처 : 뤼튼 ai 이미지)

 

단체는 홍보를 목표로 할 것인지, 아니면 후원자 개발에 집중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홍보를 목표로 하는 단체라면, 자신들이 무엇을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결정하면 됩니다. 하지만 후원자 개발을 목표로 하는 단체라면, 어떤 후원자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홍보를 위한 거리 캠페인을 통해 후원자를 개발하는 것은 괜찮지만, 홍보를 목적으로 다가가면서 후원을 요구하는 방식은 시민들의 피로도와 거부감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아예 후원을 목표로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듣는 시민이나 설명하는 캠페이너 모두 힘들게 됩니다. 홍보를 목표로 하는 단체는 특별히 준비해야 할 것은 자료와 장소, 콘텐츠뿐입니다.

 

하지만 후원자 개발을 목표로 하는 단체를 위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후원자를 어떻게 유치하고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입니다. 이는 단순히 거리 캠페인을 통해 후원자를 모집하는 것을 넘어, 그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필요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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