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비영리단체의 아웃소싱(외부업체)와 인하우스(비영리단체 정규직 직원)으로 거리캠페인을 전문으로 근무해왔습니다. 밖에서 '스티커 하나만 붙여주고 가세요'라고 외치는 많은 젊은이들을 보고 그냥 지나치면서 무시하거나, 뭔지 모르고 참여하는 시민분들이 계실겁니다. 즐거운 경험일수도 있고 불쾌한 경험일수도 있습니다. 왜 이런 형태의 기부요청이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시리즈입니다.
거리 캠페인이란 공공의 장소에서 진행되는 홍보 활동입니다. 이는 주로 비영리 단체들이 자신들의 존재와 목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거리 캠페인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비영리 단체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캠페인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캄푸스(campus)'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 단어는 원래 '야전'을 의미하였지만, 현재에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시민을 계몽하고 교육하는 조직적인 활동의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캠페인이라는 단어가 가진 이러한 의미는 비영리 단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그들의 캠페인은 대체로 자신들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관련된 가치나 이슈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거리 캠페인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길거리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입니다. 이는 시민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거리라는 공공의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거리 캠페인은 비영리 단체들에게 있어서 시민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디어와 온라인 환경의 발전에 따라 거리 캠페인의 방식도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중 하나는 후원자 개발이라는 새로운 요소의 등장입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비영리 단체들의 거리에서의 후원 모집은 원래 현금을 통한 현장 후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CMS 이체 기술과 카드결제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금융결제 방식의 후원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비영리 단체의 거리 캠페인을 본 적이 있나요? 마지막에 보통 나오는 것은 정기후원신청서와 펜, 그리고 써주기를 기다리는 캠페이너의 얼굴입니다. 그런데 왜 그들은 캠페인의 마지막에 후원을 요청할까요? 초기의 거리 캠페인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열심히 듣다가 신청을 해주었지만, 요즘에는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들이 그런 방식으로 후원자가 되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스티커 붙이고, 책자 설명 듣고, 결국에는 후원신청서로 이어지는 요즘의 거리 캠페인의 일관된 방식은 시민들의 피로도를 높였습니다. 이제 거리 캠페인만으로 특히 정기후원을 받는 일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단체는 홍보를 목표로 할 것인지, 아니면 후원자 개발에 집중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홍보를 목표로 하는 단체라면, 자신들이 무엇을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결정하면 됩니다. 하지만 후원자 개발을 목표로 하는 단체라면, 어떤 후원자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홍보를 위한 거리 캠페인을 통해 후원자를 개발하는 것은 괜찮지만, 홍보를 목적으로 다가가면서 후원을 요구하는 방식은 시민들의 피로도와 거부감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아예 후원을 목표로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듣는 시민이나 설명하는 캠페이너 모두 힘들게 됩니다. 홍보를 목표로 하는 단체는 특별히 준비해야 할 것은 자료와 장소, 콘텐츠뿐입니다.
하지만 후원자 개발을 목표로 하는 단체를 위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후원자를 어떻게 유치하고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입니다. 이는 단순히 거리 캠페인을 통해 후원자를 모집하는 것을 넘어, 그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필요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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