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4학년들은 수능을 끝낸 수험생처럼 엄청난 고민에 빠진다. 고3 때는 어느 대학의 어느 과에 지원할까라는 고민이라면, 대4는 더 심오하고 답이 없는 질문을 고민한다. 대학원이냐 취업이냐. 취업을 한다면 공무원이냐 기업이냐. 기업도 공기업이냐 사기업이냐. 공무원이면 무슨 직렬이냐 몇급을 준비하느냐. 그걸 하기 위해서는 난 무엇을 해야하나. 왜 난 그동안 이것도 못해놓고 있었느냐는 후회와 자책은 덤이다.
사회복지학과는 보통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할때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사회복지사 또는 사회복지공무원을 도전한다. 그게 아니라면 전공과 조금이라도 관련있는 공기업에 도전하거나, 전공과 관련없는 기업에 취업한다. 나 또한 그런 고민을 했었다. 명사형 직업을 선택해야한다면, 난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하는지 고민했다. 학기 중에는 학예사를 꿈꾸었고, 준학예사 시험에 떨어지고 나서는 사회복지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사회복지사를 준비해보니 사회복지사도 매우 다양한 분야가 있다.
사회복지 전공 공부를 하다보면,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배운다. 중개자, 중재자, 상담가 등 다양한 역할이 있다. 즉 사회복지사는 만능이라는 뜻이다. 사실 저런 역할은 직무에 따른 분류이고, 현실에서는 클라이언트에 따라서 종합사회복지관이냐, 아동/장애인/노인복지관이냐, 지역아동센터냐, 학교사회복지사이냐, 의료사회복지사이냐, 정신보건사회복지사냐로 나뉘고, 그 안에서 세부직무로 갔을때 사례관리, 프로그램개발, 자원개발, 인테이크 상담, 가족상담 등 다양한 직무와 역할을 맡게 된다.
그래서 내가 고민끝에 도전하고자한 분야는, 장애인+문화복지였다. 엔비디아 서포터즈, 국립민속박물관 봉사활동, 학예사 준비 등의 경험와 그 과정에서 고민을 거쳐 나온 결론이다. 하지만 나는 거기서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시각장애’라는 부분을 더 해보고 싶었다. 엔비디아 서포터즈도 시각장애 아동, 국립민속박물관 봉사활동도 시각장애의 그림활동이었다. 장애인복지론에서 배운 ‘인클루시브 디자인’ 이라는 개념도 영향을 끼쳤다.
세부 분야를 정했다고 해서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난 어떤 걸 해야할까 고민이 들었다. 그러다가 유럽여행 당시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의 기억이 떠올랐다. 우피치 미술관에는 우리에게도 유명한 ‘비너스의 탄생’그림이 걸려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시각장애가 있는 관람객들도 관람할 수 있도록 촉각그림이 같이 놓여 있었다.


난 지금껏 국내의 박물관, 미술관에 이러한 촉각그림이 있는 걸 본 기억이 없었다. ‘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촉각그림을 만들어봐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냥 촉각그림이 아닌 당시 최신기술인 3D프린터로 만들어보기로. 당연히 3D프린터가 필요했고, 그림을 입체적으로 만들 모델링 기술도 필요했다. 그리고 그걸 만들어볼 시간도.
졸업을 1년 반정도 유예했다.(물론 그 사이에 졸업조건을 채우기 위한 시간도 있었다.) 그렇게 확보한 시간으로 3D맥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에 수원에서 살았는데, 자전거로 30분정도 거리에 있는 수원역에 있는 학원을 등록했다. 3D프린터도 미대를 다니던 친구와 절반씩 돈을 부담해서 초보자용 3D프린터를 구매했다.(대만 제조사의 xyz프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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