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계열에서 일한 지 거진 7년이 되어간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대학교 시절까지 합치면 11년이 넘는 시간을 이 분야에 바쳤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나는 왜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여기에 남아 있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는 내 개인의 역사를 한번 되짚어보기로 했다. 이 글을 통해 그동안의 여정을 반추해보고자 한다.
글감을 찾아보면서, 내가 이렇게 많은 사회복지 관련 경력과 경험을 쌓아온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많이 겪었지만, 아직까지 이 일을 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한 마디 때문이다.
'오직 스스로를 등불로 삼으라.'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나는 이 문구를 떠올린다. 외부의 평가와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내가 세운 명분과 원칙에 따라 일하고 스스로 평가를 내리자고 마음먹는다.
2009년 수능을 마치고 어느 학과를 지원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절을 기억한다. 원래 내가 가고 싶었던 전공은 역사와 관련된 전공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역사 과목을 좋아했고, 고등학교에 가서도 역사에 대한 관심은 계속됐다. 모의고사 탐구시험시간에 학교에서 선택하라고 한 4과목(윤리와 사상, 국사, 한국지리, 사회문화)을 다 풀고 항상 시간이 남아서 세계사까지 따로 시험지를 빼서 풀곤 했다.
역사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나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역사와 관련된 학과에 진학하는 것을 꿈꿔왔다. 역사 과목에 대한 나의 열정은 단순히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서, 역사를 통해 우리 사회와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깊은 욕구에서 비롯되었다. 그런 나에게 대학 진학은 단순히 학문을 배우는 것을 넘어, 나의 열정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는 과정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나는 오직 하나의 대학교만을 목표로 삼았다. 바로 서울시립대였다. 서울시립대를 목표로 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싼 등록금 때문이었다. 지방 출신인 나에게 대학교는 서울에서 나와야 한다는 조건과 함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싼 등록금이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서울대는 입학 컷이 너무 높아서 현실적으로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교대 및 교원대는 당시 나에게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역시 선택지에서 탈락했다.
당시 대학 순위에 대한 인식은 '스카이(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성한(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경외시(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와 같은 구분이 있었다. 이 중에서 사립대를 제외하고 고려할 수 있는 곳은 서울시립대뿐이었다. 서울시립대는 서울특별시가 운영하는 공립대학으로, 사립대학에 비해 학비가 상당히 저렴한 것으로 유명했다. 2010년도 입학 당시 문과 기준으로 200만 원 대였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독서평설의 대학 소개 페이지에서 서울시립대가 등록금이 싸다는 것을 보고 오직 여기만을 목표로 삼았다.
이러한 경제적인 이유로 서울시립대를 목표로 삼았지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역사와 관련된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고민이 필요했다. 국사학과의 경우 경쟁률이 상당히 높아(14:1 경쟁률), 내가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나는 결국, 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그것은 바로,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사회복지학과(7:1 경쟁률)에 먼저 입학한 후, 나중에 전과를 통해 원하는 학과로 옮기는 것이었다.
이러한 결정을 통해 나는 내 꿈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서울시립대에 최종 합격했을 때의 그 기쁨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비 오는 날, 아버지 가게에서 일을 도와주던 중, 컴퓨터로 최종 합격자 조회를 했을 때 '합격'이란 글자를 확인하는 순간의 그 환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바로 의자를 박차고 "합격!"이라고 소리 지르면서 가게 입구에 계시던 부모님에게로 뛰어갔다. 그 순간, 나는 내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하지만 그때는 아직, 이 선택이 내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to be contiuned...
2024.04.10 - [사회복지에서 살아남기(Survivng the Social Sector)] - [Chapter 1. 사회복지학과에서 살아남기] 국사학과를 복수전공하다.
'사회복지에서 살아남기(Survivng the Social Secto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회복지 선배가 사회복지 후배에게] 예비 사회복지 전문가가 고민해봐야할 4가지 질문 (0) | 2024.04.24 |
---|---|
[Chapter 1. 사회복지학과에서 살아남기]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사회복지와 국사학의 융합의 길을 찾다. (0) | 2024.04.17 |
[Chapter 1. 사회복지학과에서 살아남기] 국사학과를 복수전공하다. (0) | 2024.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