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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여러 정보를 얻고 혼자서 공부할 때, 카페에서 번개모임을 하는데 올 사람을 찾는 글이 보였다.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과 메인 건물 앞이었다. 다른 참석자들을 위해서 자료도 하나씩 준비해오라고도했다.

 

편의점 알바 시간을 바꾸고, 자료를 정리해서 출력해서 약속 당일날, 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정작 참석자들의 연락처가 없었다 보니 누가 참석자인지, 정확히 어느 포인트에서 만나야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무작정 기다렸다. 가을 날씨였지만 해가 지니 많이 쌀쌀했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나와, 어떤 어른 한분만이 계셨다. 

 

모이기로 한 참석자는 4명인데, 시간이 다 되도록 나와 그 어른 분만 장소에 있었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폰 배터리도 떨어져 가던 중에 한 분이 허겁지겁 오면서 겨우 모임이 성사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스터디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냥 서로 간의 정보를 공유하고, 저녁으로 닭갈비를 먹었다. 모인 4명 중에 내가 제일 나이가 어렸다. 그리고 1분은 대학원생이셨고, 1분은 전혀 관련 없는 전공이셨다. 저녁으로 통째로 소비한 것 치고는 소득이 그렇게 높은 만남은 아니었지만, 비전공자가 전문 직업을 준비하면서 느끼는 고민을 많이 나눌 수 있었다.

 

이후로도 계속해서 공부를 지속했다. 사회복지전공 수업을 하면서 자격증 준비와 알바까지 하는 게 쉽진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온라인 교육은 야간 편의점 알바를 가기 전에 조금씩 챙겨 들었고, 문화사(세계사)는 학교 쉬는 시간에 틈틈이 공부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가 광화문 근처에 위치한 박노수 미술관에서 봉사자를 구한다는 공고를 봤다. 아마 큐레이터 준비 카페였을 것이다. 규모는 크지 않았고, 박노수 작가가 소유하 더 집을 개조해서 미술관으로 운영 중이었다.  

 

https://www.jfac.or.kr/site/main/content/parkns01

 

박노수미술관

종로문화재단,박노수미술관 소개 소개 추진사업 전시중인 소장품 아트상품 오시는길 화가의 가옥, 예술품의 보고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은 서울시 1종 등록미술관으로 박노수 화백의 기증작품

www.jfac.or.kr:443

 

 

주로 하는 일은 오픈 청소와 방문객이 오면 티켓 출력을 도와주고, 전시시간 동안 작품 근처에서 안내를 도와주는 역할이었다.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을 부직포밀대로 청소하고, 먼지를 닦는 간단한 청소를 끝내고 나면 관람객이 올 때까지 가만히 서서 고요함을 느꼈다. 정원을 보면서 전시 디자인을 혼자서 기획해보기도 했다. 정원에 놓인 석상을 보면서 동양의 석상과 서양의 석상을 비교해 보는 전시, 장원급제 합격자들을 답안지, 문과 관련된 전시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메모했다.

 

큐레이터 준비하면 썼던 아이디어 노트

 

아이디어 노트

당시 메모지의 일부


 

그렇게 시험일정이 다가왔다. 박물관학은 무난했었다. 영어는 역시나 어려웠다. 그때 당시에는 본격적으로 토익공부를 하기 전이기 때문에, 수능 영어가 전부였던 나에게는 어려웠다. 그리고 문제의 선택과목이었다. 한국사에는 2문제가 나왔는데, 첫 문제만 기억이 난다. 

 

[고려와 조선의 지방사회를 비교하시오.]

 

이렇게 대질문이 하나 나오고 그 밑에 소질문이 3개 정도 있었다. 그래도 이걸 서술형으로 아는 대로 다 써야 하고, 답안지 크기도 진짜 커서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막막했었다. 국사과목의 기억을 최대한 살려서 고려는 매향과 호족, 조선은 향교와 지방관을 키워드로 작성했다.

 

문화사는 다음 2문제가 나왔다.(정확한 명칭에서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중국 청나라 강희제 시대를 서술하시오.]
[유럽의 30년 전쟁을 서술하시오]

 

이 문제를 받고 망했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사는 미처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못했다. 유럽의 30년 전쟁은 100년 전쟁과 내용이 헷갈렸다. 그래서 각각 50점 배점이라고 생각해서 중국사는 포기하고 서양사만 집중해서 쓰기로 했다. 모든 내용을 다 손으로 써야 했기에, 손가락이 부러져라 작성했다.

 

시험을 무사히 마치고, 결과를 기다렸다. 결과발표가 12월인가 그랬던 거 같았다. 현재 성적표는 찾아볼 수 없지만(큐넷 홈페이지에서 최근 1년만 검색이 된다.) 문화사는 과락을 겨우 넘겼다. 그리고 합격 기준인 평균 60점에서 평균 1.5점이 부족했다. 

 

문화사 혹은 영어에서 좀 만 더 공부했더라면! 잠깐의 후회는 했지만, ITNJ의 성격상 바로 다음 계획을 짜야했다.  다음 시험을 준비할 것인가. 아니면 전공을 살려서 취업을 준비할 것인가. 아니면 대학원 코스를 밟을 것인가. 

 

1. 다음 시험을 준비한다. :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이라 다시 1년을 준비해야 한다.
2. 전공을 살려 취업을 준비한다. : 인문계인 국사학과보다는 정경계열인 사회복지학과가 취업에 더 유리하니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준비해야 한다.
3. 대학원 코스를 알아본다. : 입학은 둘째 치고, 취업을 미루고 대학원 입학 비용을 걱정해야 한다.

 

여러 과정을 고민하지만 ‘이거다!’하는 선택이 없었다. 그렇게 대학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시간을 보낼 때 우연히 찾게 된 ‘국립민속박물관의 봉사활동 공고‘ 이 활동이 나의 진로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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