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레이저로서 반드시 곁에 두어야 할 실전 안내서
비영리 실무자, 펀드레이저라면 반드시 한 번은 정독해야 할 책이 있다. 바로 『기부자를 움직이는 글쓰기』다.
이 책은 단순히 “잘 쓰는 법”을 넘어, 어떻게 하면 기부자의 마음을 움직여 실제 행동(기부)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지, 글의 구조와 심리, 실무적 노하우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내가 읽으며 밑줄을 그었던 구절,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팁, 그리고 책이 강조하는 ‘기부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즉각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글쓰기
책은 “왜 3개월을 기다리지 않고 지금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기부를 미루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희소성(매칭펀드, 얼마 남지 않은 기회 등)’과 ‘구체적인 마감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 “매칭펀드가 이번 주까지만 가능합니다.”
- “이번 캠페인은 5월 31일 자정에 마감됩니다.”
- “지금 기부하시면 두 배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놓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기부자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기부금의 영향력, 금액과 상관없이 보여주기
책은 “금액에 상관없이 나의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세상을 바꾸는지 알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부자는 소액을 내더라도
“내가 낸 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내가 세상을 바꾸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예시로,
- “당신의 1만원이 한 아이의 한 달 급식비가 됩니다.”
- “5천원이면 한 명의 노인에게 따뜻한 겨울 이불을 전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문장이
기부자의 자부심과 소속감을 키운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글쓰기
저자는 “누구나, 초등학교 4~6학년도 이해하기 쉬운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 이 글이 쉬운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플레시-킨케이드 학년 수준 검사,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의 읽기 수준 도구, 구글의 플레시 킨케이드 온라인 계산기 등
구체적인 방법까지 안내한다.
- 짧은 문장을 유지하라
- 긴 단어를 몰아내라
예를 들어,
- “장애 아동을 위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X)
- “장애 아동에게 필요한 지원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O)
이처럼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표현,
짧고 쉬운 문장,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기부자와의 소통을 한층 가깝게 만든다.
DM(직접 우편)의 구조와 반복 요청의 힘
책은 DM(Direct Mail, 직접 우편)의 구조를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 도입부: 당신에게 글을 쓰는 이유
- 요청
- 오늘 당신의 기부금이 매우 중요한 이유
- 요청
- 당신의 기부가 가져올 영향의 크기
- 요청
- 니즈를 보여주는 스토리
- 요청
- 기부자에게 자신의 가치와 대의와의 연결을 일깨우기
- 요청
- 다른 스토리
- 요청
- 기부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떠올려 보게 하기
- 요청
- 결론 : 기부자의 관심에 감사하기. 다시 요청
이처럼 한 통의 편지 안에서 ‘요청’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기부자의 행동을 실제로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임을 강조한다.
예시로,
- “오늘, 당신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 “지금 바로 기부해주시면, 한 아이의 삶이 바뀝니다.”
-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이 바로, 변화를 만드는 주인공입니다.”
이처럼 요청이 반복될수록
딴일을 하던 독자도 다시 한 번 마음을 돌릴 수 있다.
기부자가 주인공이 되는 스토리텔링
책은 “기부자는 문제가 커서 해결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서’ 행동한다”고 말한다.
즉,
- 한 사람 또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 부조리가 있어야 한다
- 상세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 잘 써야 한다
- 기부를 요청하는 결말이 있어야 한다
- 기부자가 주인공인 스토리
예시로,
- “이 아이의 이름은 지영입니다. 지영이는 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위해 두 시간을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도움으로 지영이에게 자전거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지영이는 이제 더 안전하게, 더 빠르게 학교에 다닐 수 있습니다. 이 변화의 시작이 바로 당신입니다.”
이처럼 한 명의 구체적인 이야기, 기부자가 주인공이 되는 결말, 그리고 문제→해결→기부 요청의 구조가 기부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기부요청 외 메시지는 혼란을 부른다
책은 “기부요청 외 추가 메시지는 기부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단언한다.
예를 들어,
- “우리(기부단체)를 높이 평가하세요”
- “우리(기부단체)의 대의를 배우세요”
-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세요”
- “계획기부 담당자에게 문의하세요”
이런 메시지는 기부자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린다.
따라서
- 단순성을 유지할 것
- 구체적일 것
- 요청 외에 아무것도 하지 말 것
이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당신 덕분에” 규칙 ― 기부자 중심 메시지
기부 단체가 아닌, 기부자에게 초점을 맞추라는 책의 조언은 실전에서 큰 변화를 가져온다.
예시로,
- “우리는 지역 최고의 암 치료 병원입니다.”(X)
- “여기, 암과의 싸움에서 빠른 진전을 볼 수 있게 할 기회가 당신에게 있습니다.”(O)
- “우리는 배고픈 사람들에게 식사를 지원합니다.”(X)
- “당신은 배고픈 사람들에게 식사를 지원합니다.”(O)
- “우리는 천식을 정복하고 있습니다.”(X)
- “당신은 천식을 정복하고 있습니다.”(O)
- “우리는 oo지역에 재정이 탄탄한 발레단을 설립하고 있습니다.”(X)
- “당신은 oo지역에 재정이 탄탄한 발레단을 설립할 수 있습니다.”(O)
이처럼
“기부자는 여러분의 조직이 위대해서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위대하기 때문에 기부하는 것”이라는 가장 본질적인 진리를 실전 예시로 보여준다.

명확한 콜투액션(Call to Action)의 원칙
책은 콜투액션의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 기발한 비유를 피하라 : 모금은 언제나 사실 그대로를 말하라
- 단순한 사실을 객관적으로만 제시하지 마라 : 문제→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
- 돌려 말하지 마라 : 진정한 콜투액션은 상상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 워밍업을 피하라 : 워밍업을 하는데 흥미를 잃는다
- 구체적인 기부금액을 명시하라
- 추신을 ‘짧게’ 콜투액션을 한번 더 하라
예시로,
- “지금 3만원을 기부하시면, 한 가정에 한 달간 식료품이 전달됩니다.”
- “P.S. 아직 기부를 망설이고 계시다면,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지금 바로 참여해 주세요!”
이처럼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요청, 상상이나 추상적 표현이 아닌 명확한 행동 지침이 기부자의 결정을 빠르게 만든다.
모금 글의 디자인과 사진 ― 가독성과 진정성
고령층 기부자와 소통할 때는
- 최소 12포인트 이상의 글자 크기
- 밑줄, 하이라이트, 볼드, 큰 활자, 부제목, 손글씨 등
강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콜투액션, 스토리의 극적인 부분, 대화에서 크게 말하는 한 단어 등 시각적으로 눈에 띄게 만들어야 한다.
사진 역시
- 메시지와 모순되는 사진 금지(예: 굶주린 아이들 메시지에 포동포동한 아이 사진)
- 동정이 가지 않는 표정이나 혼란스러운 사진 금지
- 스톡사진은 자제
- 피사체와 눈맞춤이 되는 사진, 집단보다 한 명의 이미지,
물체보다 인물 사진을 추천한다.
예시로,
- “한 아이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사진”
- “도움을 받은 노인이 직접 손을 내미는 사진”
이런 이미지는 기부자의 감정이입과 행동을 유도한다.

모금 메시지의 3법칙 ― 단순, 진부, 분명
책은 모금 메시지의 3법칙을 강조한다.
- 단순하게 말할 것
- 눈에 띄는 DM 봉투는 아무것도 없는 봉투보다 비효과적이다.
(봉투 안에 뭐가 있는지 알게 되니까)
- 눈에 띄는 DM 봉투는 아무것도 없는 봉투보다 비효과적이다.
- 진부하게 말할 것
- 기부자의 대부분은 연령대가 높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구식’ 디자인이 아니다.
- 기부자의 대부분은 연령대가 높다.
- 분명하게 말할 것
- 억지로 고민해야 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해가 안되거나 막히는 부분을 없애라.
(절취선 표시, 활자 강조, 보기를 원하는 곳은 화살표, 페이지를 넘기세요 글귀, 밑줄, 별모양 삽입 등)
- 억지로 고민해야 하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 말아야 할 실수, 그리고 올바른 태도
책은 실전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 메시지가 내게 감동을 주면 그 메시지는 감동적이다 → 나는 이게 좋아요는 기부자는 반응하지 않는다.
- 불필요하게 격식을 차린 사내 메모 같은 글
- 기부자에게 필요 없는 정보(예: “다음 회계 연도에 우리는 경제 활동을 촉진해서 결국 아동 및 유아 사망률이 놀랍게도 62%나 감소하는 혁신적인 시민 사회 프로젝트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 기부금을 원한다면, 기부자가 세상을 바꿀 기회로 명분을 포장해야 한다.
책은
“모금은 연애 편지, 몸값을 요구하는 쪽지, 자비를 간청하는 탄원서, 불현듯 벅차오르는 신앙의 열망과 같이 더 찬란하고 더 열정적인 세계에 속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감정과 열정, 그리고 인간적인 진솔함이 기부 메시지의 본질임을 일깨운다.
체크리스트: 글쓰기 전 반드시 자문할 것
- 감정에 호소하는가, 아니면 사실만 나열하는가?
- 사안에 대해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도 이해할 만큼 분명하고 쉬운가?
- 간단한가? 메시지의 핵심이 한 문장에 분명하고 마음을 끌도록 쓰였는가?
기부자의 특징 3가지와 잘못된 통념
책은 기부자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 기부자는 여성일 가능성이 높다
- 여성에게 기부를 설득하려면, 도움을 받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 묘사해야 한다.
- 남성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면, 문제를 ‘무너진 체계’로 표현해야 한다.
- 기부자는 고령층일 가능성이 높다
- 속어와 전문 용어를 피하라(‘지속가능한’ 같은 단어는 별 의미가 없다)
- 참신함에 의존하지 말라
- 과장된 표현은 조금만 써라
- ‘좋은 거래’라는 점을 강조하라
- 기술에 너무 의존하지 말라
- 기부자는 종교를 믿을 가능성이 높다
- 기부자의 신앙을 존중하라
- 기부자의 세계를 두려워하지 말라
- 종교의 다양성을 이해하라
- 거짓으로 꾸미지 말라
또한,
- “너무 많은 우편물”이라는 통념 → 언제나 너무나 적은 우편물이 더 위험하다.
핵심은 우편물의 양이 아니라, 연관성이다(기부자가 관심 있는 분야를 말하는 우편물은 언제나 환영받는다). - “휴식이 필요한 기부자”라는 통념 → 최근에 기부한 기부자일수록 다시 기부할 가능성이 높다.
- “모금을 죽이는 불평”이라는 통념 → 모든 모금 프로그램은 불평을 낳는다.
그들을 무시하지 말고 세심하게 대하라.
하지만 그들을 위해 전체 모금 프로그램을 바꾸지 말라.
기부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책은 마지막으로, “모금가라면 기부할 기회를 제공할 때 기부자의 손에 놓아주는 힘을 절대 잊지 말라. 기부는 단지 금전적인 거래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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