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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아카이빙(NPO-Archiving)

[비영리 도서 리뷰] 돌봄은 공기와 같다 <우리의 관계가 돌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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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 생명, 그 이후의 사회적 생명

인간의 존재는 단순히 신체적인 생명을 넘어선, 깊고 복잡한 사회적 생명을 포함합니다. 우리는 병원에서 신체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그 이후의 삶, 즉 '사회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돌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돌봄은 과거부터 상부상조, 품앗이 등의 문화와 간병인, 요양보호 등의 인력, 공공부조와 같은 사회적 안전망을 통해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이러한 돌봄의 가치는 평가절하되어 왔으며, 대부분 약자들(여성, 비정규직, 미취업자 등)에게 돌봄의 책임이 전가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돌봄의 자본주의

저자들은 현대 사회의 돌봄 체계가 국가, 지역사회, 가정의 순서가 아닌 역순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가족 중심의 돌봄이 우선시되다 보니, 가족 구성원이 지치고 나가떨어져야만 비로소 공적인 돌봄 체계가 작동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또한, 현대인의 삶은 각자도생이 불가능한 상태로 전개되고 있으며, 이는 돌봄마저 자본주의 시스템 안으로 편입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저자들은 우리 모두가 돌봄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합니다.

 

노동력과 돌봄

이 책은 돌봄이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돌봄을 받는 사람과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 양쪽의 노동력과 수입이 중단되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설명합니다. 돌봄의 부재는 사회적 생명을 위협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로 인해 국가의 공공부조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돌봄과 상호작용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는 돌봄의 중요성과 그 복잡한 맥락을 다루며, 돌봄이 필요한 시간, 돌봄 동료와의 관계, 돌봄시설과 집, 돌봄의 방법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돌봄에 대한 심도 있는 대담을 제공합니다. 이 책은 돌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히고, 돌봄이라는 주제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저자들은 돌봄이 단지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차원에서 중요한 의제임을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돌봄의 부담을 개인이 아닌 사회가 공동으로 짊어지고, 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자들은 특히 상호의존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현재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각자도생의 방식이 강조되지만, 인간은 본래 서로 의존하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려면,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인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돌봄의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합니다.

 

공동체와 돌봄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들은 공동체 중심의 돌봄 시스템에 대해 고민합니다. 이는 지역사회가 중심이 되어 서로를 돌보는 시스템으로, 가족이나 개인에게만 돌봄의 책임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참여하여 돌봄을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돌봄이 필요한 사람뿐만 아니라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도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자들은 기술의 발전이 돌봄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합니다. 예를 들어, 원격 의료 서비스, 스마트 홈 기술, 로봇 등을 통해 돌봄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돌봄의 질을 향상시키고, 돌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기술의 발전이 인간 중심의 돌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책만능주의와 돌봄

저자들은 돌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돌봄이 사회적 가치로 인정받고, 모든 사람이 돌봄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정책 제안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책은 돌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어떠한 돌봄 시스템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고 완벽하지 않다고 인정합니다. 가족간병, 요양보험, 탈시설화 등 돌봄과 연관된 다양한 사회적 논의와 충돌이 있지만, 국가와 돌봄종사자, 돌봄 대상자 모두의 상황과 입장을 이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 안에서 개인 혹은 공동체가 최선을 다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긍정적인 사례들도 함께 공유하면서 나아가야할 방향도 알려줍니다.

 


추천대상자 : 만약 본인 혹은 주변인이 돌봄을 해야하는 상황에 처했을때,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는 분께 추천합니다.

 

 

2024.03.04 - [비영리 아카이빙(NPO-Archiving)] - [비영리 행사 후기]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 북토크 후기

 

[비영리 행사 후기]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 북토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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