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의 철학, 캠페인의 전략
낚시는 단순히 물고기를 잡는 행위를 넘어서, 기다림의 미학을 깨닫게 해 줍니다. 포인트를 찾고, 미끼를 뿌린 후 입질을 기다리는 과정은 많은 인내와 지식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강태공과 초보 낚시꾼 사이의 실력 차이가 드러나는데, 이는 시간과 날씨에 따른 포인트 위치, 물고기가 선호하는 미끼와 떡밥 선택, 작은 물고기를 다시 풀어주는 여유 등 세심한 관찰과 지식이 뒷받침됩니다. 낚시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미끼를 던지느냐보다는, 어떻게 던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진정한 낚시꾼은 한 번의 미끼를 던지더라도 그것이 제대로 된 포인트에서, 맞춤형 미끼를 사용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캠페인 전략의 세 가지 요소: 떡밥, 미끼, 밀고 당기기
캠페인 운영도 낚시와 유사한 원리를 따릅니다. 대중에게 얼마나 많이 접근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맞춤화된 캠페인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느냐입니다. 여기서 '떡밥'은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내는 것이고, '미끼'는 피켓, 홍보처럼 캠페이너(캠페인)과 대화를 시작하는 첫 멘트입니다. 그리고 '밀고 당기기'는 공감과 설득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세 가지 요소의 성공은 캠페인을 진행하는 이가 대상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떡밥만 뿌리고 미끼를 사용하지 않으면, 대중은 정보만 소비하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반면, 떡밥 없이 미끼만 사용하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어렵습니다. 떡밥과 미끼를 적절히 사용하더라도, 밀고 당기기가 없으면 대중은 잠깐의 관심 뒤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캠페인 매니저 1급 교육과정에서도 강조되는 핵심 중 하나는 A.I.P 입니다.
-요청에 필요한 3가지는 A.I.P
- A: attitude(태도) 기부자의 기부금을 받을 준비(기부자 예우)
- I : information(정보) 우리 단체(미션과 비전, 조직구성 등), 우리의 사업(기부금의 사용처의 명분, 목적, 사용방법 등), 우리의 기부 시스템(후원의 종류, 오퍼물, 결과보고 등), 그리고 기부자에 대해 정보(기부자별 개별 스토리 관리)
- P : performance(수행) 기꺼이 기부를 할 수 있는 무대(캠페인의 온오프라인 장소와 시간)
거리 캠페인의 AIP 분석
거리 캠페인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AIP' 모델을 적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모델은 태도(Attitude), 정보(Information), 수행(Performance)의 세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됩니다.
먼저, 태도(Attitude)는 우리가 잠재 기부자에게 접근하는 방식과 그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관점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단순히 기부금을 받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아니면 단체의 사업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을 찾고 있는지 자문해야 합니다. 실적을 위해 적은 금액의 기부조차 무시하는 태도나 일단 한 번이라도 받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단체의 이미지와 신뢰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정보(Information)는 캠페인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내용과 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포함합니다. 잠재 기부자에 대한 이해 없이 단지 우리의 정보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려고 하는 태도는 효과적인 소통을 방해합니다. 역으로 잠재 기부자의 관점과 필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왜 그 잠재기부자가 후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어떤 부분 때문에 우리 단체 혹은 우리 사업에 후원하게 되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수행(Performance)은 캠페인의 실제 실행 방법을 말합니다. 캠페인 부스의 겉모습만큼이나 내용의 진정성도 중요합니다. 많은 초보 캠페이너들은 단체와 사업에 대해서는 열심히 설명하지만 정작 후원 신청서를 말하는 단계에서 머뭇거리게 됩니다. 앞에서 아무리 열심히 설명에 진심을 쏟아부어도 정작 후원요청까지 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A.I.P 모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거리 캠페인을 진행할 경우, 시민들에게 부정적인 경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충분한 관계 형성 없이, 단지 실적을 위해 과도하게 기부금을 요구하여 최종적으로 후원 의사를 철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강한 압박감을 느끼게 하여 후원 결정을 억지로 내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정기 후원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진행되어, 후원자가 정기적으로 금액이 출금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계속 기부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단체와의 신뢰 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갖지 않고, 오로지 빈곤포르노나 동정심을 이용해 후원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현장에서 궁금증을 질문했을 때, 적절한 답변을 제공하지 못하고 대신 사무실에 전화하거나 홈페이지를 참조하라는 안내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단체와 사업에 대해 깊이 있는 설명 없이, 단조롭고 피상적인 정보 전달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후원을 거절했을 때 캠페이너가 불쾌한 반응을 보이며, 이는 기부자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캠페이너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지 않고, 마치 텔레마케팅과 같이 일방적으로 정보만 전달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 현장에서 제공되는 설명과 브로셔, 홈페이지의 내용이 서로 상이할 때, 이는 혼란과 불신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최소 기부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을 위해 거짓으로 최소금액을 설정하여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들은 모두 A.I.P 모델의 중요성을 간과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로, 기부자와의 신뢰를 구축하고 성공적인 캠페인을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사전에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4.04.05 - [비영리 아카이빙(NPO-Archiving)] - [F2F캠페인 외전] "채집에서 수확까지: 거리 캠페인의 진화와 정기 후원자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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