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에 이어서
[비영리 도서 후기] “조직의 역동으로 성공하는 고액 모금” — 우리는 왜 아직도 charity에 머물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비영리 도서 후기다. 매주 챙겨보던 뉴스레터에서 오랜만에 책 홍보 글이 떠 있었는데, 제목이 너무나도 적나라하고 정직해서 도저히 안 누를 수가 없었다. 바로 『조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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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비대해질 수록 효율화를 위해서 직무와 부서를 기능적으로 분리하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즉각적인 성과와 피드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명이 모든 분야를 다 망라하는 직원일 수록 뽑기도, 트레이닝을 시키기도, 적응시키기도, 업무 피드백을 주기도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기 시작하면 모금과 복지로 부서를 구분하기 시작한다. 모금 직군은 사업에 대한 고민을 안해도 되고, 복지(사업) 직군은 자금에 대한 걱정을 안해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의 필요를 인정하고, 시너지를 일으키고 싶어하는 의도는 알겠으나, 정작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단체의 목표치가 어딘지에 따라서, 그리고 보상 시스템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에 따라서 서로를 비교하기 시작한다. 만약 단체의 내부적인 목표와 성과 측정 기준(대외적인 목표는 상관 없다, 실제 근무하는 CEO의 목표 하달과 직원들의 내적동기가 중요하다)이 모금액이라면 모금 직군에 힘을 쏟는다. 왜냐하면 모금 직군은 투자하고 갈군(?) 만큼 즉각적인 피드백이 나오는 직군이고, 성과 자랑하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있을 때 후원금 성장을 얼만큼 달성했다' 만큼 직관적이고 자랑하기 쉽고,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쉬운 목표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부서는 눈치를 보게 된다. 분명 단체의 설립 목표는 그게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물론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원이 필요하고, 자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모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체의 비전과 설립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이 오직 후원금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 거라면 사회복지의 전문성과 전략이 왜 필요하겠는가? 그저 가진 돈을 다 때려 넣으면 되는데. 오히려 역으로 모금액이 많아야 문제를 잘 해결한다고 착각하는게 아닐까 하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단체는 늘 모금직군이 부족하다. 그래서 모금직군이 복지로 가는 것은 거의 드물지만, 반대로 복지직군이 모금으로 오는 것은 대환영이다. 공급과 수요법칙에 따라서 왜 모금은 늘 부족할까? 단체 내 모금직군에 대한 수요는 넘친다. 보조금으로 사업하기 점점 까다로워 질 수록 자체적인 재원 활용에 대한 욕구가 강해진다. 부모님에게 용돈을 타서 쓰는 생활과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내가 직접 돈을 벌고 쓰는 것에 대한 차이다. 결국 모금은 돈을 벌어야 하는 직군이며, 결국 평가는 모금액으로 귀결된다. 후원자와의 관계 유지와 같은 평가는 뒷전이다. '그래서 얼마?' 이 단어를 넘기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의욕을 가지고 모금을 시작을 해도 결국 펀드매니저처럼 '돈'으로 평가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2~3년을 겪고 나면 회의감을 겪을 수 있다.
처음 1년은 잘 모르고 처음하는 거라 재밌을 수 있다. 2년 부터는 일이 손에 익는다. 어느정도 돌아가는 판이 보인다. 하지만 열심히 작년에 모았던 모금액은 다시 리셋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 그리고 목표는 더 늘어난다. 3년째가 되면 다시 모금액은 리셋되고 목표는 더 늘어난다. 영업직군이라면 상관없다. 왜냐하면 개발하는 만큼 성과급이 들어오니까. 영업직군의 동기는 회사의 매출 목표 증대와 그에 따른 성과급이다. 반면 복지로 시작해서 모금에 들어오면 톱니바퀴 몇개가 빠져 있다. 특히 사회복지 전공자들은 사회, 대상자의 변화에 동기부여를 느낀다. 생활환경이 좋아지든, 추가적인 자원이 더 들어가지 않아도 되든지, 작업능력이 전 보다 더 좋아졌든지 말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생각해보자. 모금직군이 열심히 모금을 해오면 사회가, 아니면 단체가 추구하는 목표에 도달하고 있다는 변화가 눈에 보일까?
예전에 거리모금을 할때, 한 거리에서 만난 한 시민이 이런 말을 한게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당시 동기가 자기가 들은건 이야기해주었다)
"몇십년째 아동을 위한 후원을 하는데, 여전히 후원금이 필요할 정도로 변한게 없어요?"
물론 사회가 다변화하고 복잡해지면서 예전에 없던 새로운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사각지대가 발굴되면서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나 문제가 발견되곤 한다. 하지만 외부적인 시민들이 느끼는 문제를 내부 직원도 똑같이 생각하게 만든다면 그건 큰 문제다. 내부 직원다 단체의 클라이언트다. 나의 모금이 구체적으로 단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어느정도 기여를 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증명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책에서 언급한데로, 모금직군은 자신들을 영업사원으로 바라보며, 기부자에게서 돈을 받아낼 궁리만 하게 될지 모른다.

궁극적으로 단체의 평가는 모금액이 아니라 단체의 비전과 목표에 맞춰서 실제로 사회를 변화시켰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모금액의 성장을 기준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심지어 외부에서 모금시장의 성장을 기부금액의 성장으로 평가한다. 기부금액이 늘어서 모금시장이 성장했다는 평가는 어찌보면, 단체가 자원을 더 투자하고 있음에도 그 만큼의 성취를 보여주고 있는지와도 결부된다. 단순한 문제에는 적은 자원으로, 복잡한 문제는 많은 자원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그저 자원이 많다는(혹은 많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더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닐까? 내가 자주 인용하는 '냉정한 이타주의자'에서는 아프리카의 아동의 학교 출석률을 높이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학용품 보급, 교사 교육이 아니라 구충제 보급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업의 효과성과 임팩트는 투입된 자원의 절대적인 양이 보장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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