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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F캠페인 외전] 나에게 숨겨진 기부자 DNA 유형 8가지

로코망고 2025. 1. 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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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인증 도장

단체가 문제를 해결하면서 시민에게 요구하는 것은 많지 않다. 기부금과 봉사활동. 왜냐하면 시민들이 매번 분쟁지역 같은 곳에 가서 직접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교육을 받고 사명감으로 무장한 전문가와 활동가들에게 현장을 맡기고, 나는 그들의 일을 지원해주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는 후원자들이 많다.

자칫 후원에 대한 관심이 '다른데 쓰일 돈을 좀 더 가치 있게 쓰고 싶다.'라고 뭉뚱그려서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리에서 여러 후원자들을 만나면 개인마다 다양한 이유를 가짐에 놀란다. 그래서 만났던 후원자의 유형을 8가지 유형으로 나눠봤다.

1. 의무감

후원을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경우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듯이, 내가 먹고사는데 충분하다면 당연히 타인을 도와야 한다고 여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진 자들의 의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의무감에 근거한 후원자는 예우, 혜택보다는 사회 전체에 이득이 오는 사업(혹은 단체)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나의 후원이 명확하게 성과를 보이기를 원한다.

2. 혜택

원래 후원은 대가 없다. 즉 기부행위에 대한 반대급부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어찌 세상이 단어의 뜻대로만 돌아가는가. 주는 게 있으면 동등하지는 않더라도 무언가 피드백이 오기를 바란다. 가장 일반적인 혜택은 연말정산 세액공제다. 하지만 이는 소득이 있는 후원자에 한해 유효한 혜택이며, 엄밀히 말하면 단체가 아닌 나라에서 주는 혜택이다. 그래서 단체는 차별화를 주기 위해 '기부자 예우'의 형태로 무언가를 제공한다. 감사편지, 기념품, 감사패, 세액공제 등등. 의료재단의 경우 의료혜택이 주어지기도 한다.

<고려대병원 의학발전기금>

http://donation.kumc.or.kr

 

고려대학교의료원 대외협력실

 “불굴의 박애 정신을 기리며”고려대의료원, ‘로제타 홀(Rosetta S. Hall) 기념음악회’ 성료 고려대학교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을식)이 지난 2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로제타 홀

donation.kumc.or.kr

 

3. 미안함

본인이 직접 그 일을 하지 못해, 기부로 대신한다고 여기는 경우다. '독립운동은 못해도, 독립운동 자금은 대준다.'가 여기에 해당한다. 후원자는 약간의 미안함 혹은 죄책감을 느낀다. 세상에 분명 필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직접 할 수 없다. 필자가 WWF에 후원한 이유가 죄책감에 기반했다. 벽걸이 에어컨 고장으로 이동형 에어컨을 구입했다. 그리고 한 달 전기요금이 10만 원이 나왔다. 효율이 안 좋았으니 당연했다. 사용한 전기만큼 자원을 낭비했다는 죄책감으로 환경단체인 WWF에 후원을 시작했다.

4. 소속감

'후원자'라는 타이틀 그 자체 혹은 그 단체 '후원회'의 회원이라는 타이틀을 중시하는 경우다.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 중 3번째, 4번째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와 '존중의 욕구'에 해당한다. 생리적 욕구, 안정감 욕구 다음에 해당하며, 어딘가에 속해 쓸모 있음을(사랑받고 싶음) 증명하고 싶어 한다. '후원자'라는 타이틀은 후원단체에 꼭 필요한 존재이므로, 나의 쓸모가 증명된다. 후자는 나의 네트워크를 늘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 후원자들이 참여하는 행사, (예를 들어 봉사활동, 간담회, 연말 감사파티 등), 가 많을수록 좋다. 물론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규모의 행사는 지양하자.

5. 못다 이룬 삶의 의지

흔히 뉴스에서 많이 보이는 '떡볶이 팔아 모은 1억 원, 대학에 기부!'가 이런 타이틀이 여기에 해당한다. 생전 후원자 본인이 원했으나 이루지 못했던 꿈을, 기부를 통해 대리 만족하는 사례다. 연령대가 많이 높은 편이다. 아마 본인은 나이가 들어서 더 이상 꿈을 이루기 어려우니, 다음 세대만큼은 그런 걱정 없이 꿈을 이루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연령대가 높아 유산기부 혹은 계획기부 형태가 많다.

<유퀴즈 - 이수영 회장>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entertain_photo/2020/09/30/KUT4PIL673TCDFOOG6VE25EZEY/

 

‘유퀴즈’ 이수영 회장, ’766억원 기부' 통 큰 FLEX 사업가→"정리 안된 돈 더 있어"

유퀴즈 이수영 회장, 766억원 기부 통 큰 FLEX 사업가→정리 안된 돈 더 있어

www.chosun.com

 

종교는 여전히 후원의 강력한 동기다. 흔히 3대 종교라 불리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는 모두 형태는 다르지만 '나눔'의 가치를 공유한다. 그래서 후원 자체에 거부감은 낮다. 다만 종교활동 자체에 후원(헌금, 시주)이 있고, 교회, 성당, 사찰마다 후원사업을 자체적으로 꾸리기도 한다. 따라서 이미 후원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종교법인이 아닌 사회복지법인이라면 법적으로 후원금을 종교활동에 사용할 수 없다.(기부금 영수증을 확인해보면, 종교단체 외 지정기부금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 혹시 내가 후원하는 곳이 종교법인인지 사회복지법인인지 확인해보자.

7. 명예(사회적 명성)

후원을 본인의 명예를 위해 행하는 경우다. 예로부터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라는 속담 때문인지, 후원을 숨기는 경향이 많다. 마치 후원에 대해 감사를 표하거나, 널리 알리려고 하면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후원을 널리 자랑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가심비, 미닝 아웃(meaning out), 팬덤 기부가 대표 사례다. 연예인들 또한 자신의 영향력을 재능기부로 사용해 더 많은 기부를 유도하기도 한다. 일부는 기부를 자랑하는 것을 보고 유명해지려고 하는 거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행하지 않은 선보다 행하는 위선이 사회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소울워커 소매넣기>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8041100009

 

소울워커-유저들 간의 '소매넣기 배틀'…미혼모 지원센터 기부 '나비효과'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 '소울워커' 운영진과 유저들이 서로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어 화제다. 이 '훈훈한 대결'은 미혼모 지원센터 '기부배틀'로 번져 게임 유저들의...

www.busan.com

 

https://www.gamepl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7949

 

'혐오'에 '기부'로... '메이플' 유저 선행 릴레이에 담긴 속뜻은? - 게임플

혐오 대응을 위해 시작된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의 기부 선행 릴레이가 다른 게임에도 확산되고 있다.사건의 발단은 외주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 \'스튜디오 뿌리\' 신규 영상에서 발견된 손동

www.gameple.co.kr

 

 

 

8. 호기심

후원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20대 초반에게 많이 보인다. 어릴 때부터 후원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있으나, 방법을 알기도 어렵고 주머니 사정도 넉넉지 않다. 성인이 된 이후,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후원에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후원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소비는 어릴 때부터 해왔기에 익숙하다. 반면 후원은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쉽사리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따라서 후원 자체에 대한 부담감을 확 낮춰주는 방법이 좋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 중 하나의 이유보다는 복합적인 이유로 후원에 관심을 가진다. 필자의 경우 3-1. 시민의 의무감과 3-3. 미안함이 섞여있다. 의무감 80%, 미안함 20%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앞에 서는 이유가 있고, 다른 이유들이 그 뒤를 따른다.

필자가 분석한 후원 관심 유형 외에도 아름다운 재단에서 제공하는 후원 유형 분석 툴이 있다. 나는 어떤 유형 일지 한 번 체크해보는 건 어떨까.

https://beautifulfund.org/bf_research/donor-research/

 

나는 어떤 유형의 기부자인가??

이 테스트는 비영리 역량강화를 위한 연구와 컨설팅을 진행하는 영국의 NPC에서 만든 기부자 유형 진단 툴입니다. 테스트를 통해 나에게 맞는 기부방법과 기부처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시면 좋

www.beautifulfun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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