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사회복지학과에서 살아남기] 프로그램 개발과 평가 - 내 첫 에이쁠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복지’라는 첫 로드맵을 잡은 후에는 앞서 기록했던 것처럼, 자유주제 과제는 이 컨셉을 활용했다. 프로그램 개발과 평가(이후 ‘프개평’) 과목은 이 부분에서 가장 독보적으로 활개를 칠 수 있는 과목이었다. 사회복지학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개인과제’가 메인이기 때문이다. (사회복지학과는 조별과제 매우 많다.)
프개평 과목은 프로그램 개발과 평가에 관한 이론+직접 프로그램 개발+발표 3 파트로 나뉜다. 당연 직접 프로그램 개발 부분에 내 노력을 쏟아부었다. 중간고사 기간 이전까지 앞 부분을(평가 이전 부분까지), 이후 기말고사까지 최종 완성이 과제였다.
대상자 : 특정 지역 위치한 장애인
장소 : 서울 성북구
자원 : 성북장애인복지관, 지자체, 성북구 내 박물관, 성북구 내 대학교 사학과
내용 : 성북구 내 장애인들의 문화체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사업
(자료를 찾을 수 없어서, 기억에 의존해서 쓰고 있다.)
당시 장애인복지관의 실습과 큐레이터 준비 경험을 토대로 필요성과 사업개요를 작성해나갔다. 아주 술술 잘 써내려졌다. 참고자료도 다양하게 넣었다. 중간고사는 이 과제를 평가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유일하게 에이쁠을 받았다. 내 인생 유일 에이쁠이 아닌, 프개평 수업을 받는 학생 중 유일하게 에이쁠. 당시 교수님은 한명씩 불러서 이 점수가 나오는 이유를 설명해주셨다.
이유는 다양한 참고자료를 잘 넣었고 + 프로그램 진행 방식이 다른 학생들은 사회복지관을 기반으로 하는(사회복지관에서 할 법한) 사업인데 반해, 내가 만든 프로그램은 외부의 다양한 자원을 협의체처럼 운영하는 방식으로 기획했다는 참신함을 높게 평가해주셨다.
기말고사 과제는 ‘중간고사 과제 피드백 반영 + 사업 평가 지표 반영’이 포함된다. 그리고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다른 학생들 앞에서 발표 한다. ppt를 띄어놓고 한명씩 하는 발표가 아니라, 계획서를 그냥 출력해서 각자 벽에 붙인다. 그리고 각자 돌아다니면서 계획서를 보고 궁금한게 있으면 옆에 서 있는 당사자한테 물어보는 식이었다. 마치 건축학과나 미대의 졸업작품 전시회 스타일처럼.
그리고 기말고사까지 당당히 에이쁠 획득!

가고 싶은 길(하고 싶은 일과는 조금 다르다. 하고 싶은 일은 직무와 관련되고, 가고 싶은 길은 분야(=섹터)와 직업관과 관련 된다.)을 찾아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내가 잘하는 것을 아는 것. 대학교에서 전혀 다른 분야의 복수전공과 외부 교육 등을 받으면서 위의 3가지를 확실히 찾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