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사회복지학과에서 살아남기 ] 큐레이터(학예사)를 아시나요?
대학생활 초반, 우연히 접하게 된 박물관 봉사활동은 내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박물관 큐레이터라는 진로를 발견하게 된 것이죠. 당시만 해도 큐레이터라는 직업은 생소한 편으로, 고등학교 모의고사에서 지문으로 딱 한번 접해왔던 직업이었습니다. 호기심과 열정을 가지고 깊이 있게 탐구해 보기로 했습니다.
구글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큐레이터의 업무, 자격 요건, 채용 과정, 연봉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큐레이터가 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대학원 진학 후 석사 학위 취득과 준학예사 시험 합격이 있었습니다.
대학원 진학 루트는 관련 분야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관련 기관에서 경력을 쌓아 3급 정학예사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준학예사 시험 합격 루트는 시험 합격 후 관련 기관에서 경력을 쌓아 큐레이터로 활동할 수 있지만, 필요 경력 기간이 더 길다고 합니다.
고민 끝에 대학원 진학보다는 준학예사 시험 준비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학원 루트를 타는 정학예사를 더 인정해 주었지만,대학원 진학 시 등록금 부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준학예사 시험은 큐넷을 통해 접수하고 1년에 한 번 치러집니다. 필수 과목인 박물관학과 외국어 과목 외에도 선택과목 2개를 골라 서술형으로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선택과목으로는 고고학, 미술사학, 예술학, 민속학, 서지학, 한국사, 인류학, 자연사, 과학사, 문화사, 보존과학, 전시기획론, 문학사 등 13개 과목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선택과목은 그나마 자신있는 한국사와 문화사(문화사라고 되어 있지만 세계사)로 선택했습니다.
홍보라매 교수님의 박물관학 관련 서적은 준학예사 시험 준비에 필수적인 자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최신 기출문제와 노하우를 접할 수 있었고, 이는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꿈에 도전한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책 공부 외에도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의 이러닝 플랫폼을 활용했습니다. 이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박물관학 관련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있어, 실제 박물관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학교 끝나고 집에서 매일 한 챕터씩 들으면서 공부했습니다.
필수 과목인 외국어 과목의 경우, 저는 영어를 선택했습니다. 영어는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공부해왔기 때문에 다른 외국어에 비해 그나마 유리한 입장이었습니다. 영어 시험 준비는 학교 수업에서 받는 영어수업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준비했습니다.
준학예사 시험은 필수과목인 박물관학과 외국어가 객관식으로 출제되는 반면, 선택과목은 모두 서술형 문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선택과목의 경우 지문이 제공되지 않고 한 문장으로 문제가 출제되어, 이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최대한 상세히 기술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편, 선택과목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국사는 군대에서 공부했던 한국사 1급 자격증 교재를 활용하여 복습했고, 문화사 과목의 경우 서양사와 중국사 각각 1권씩의 책을 구입하여 정독하는 방식으로 대비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실제 시험에서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4년 초, 저는 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시험은 연말에 있었기 때문에 3학년 학기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국의 큐레이터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했는데, 이틀 연속 수업을 빠지고 참석했습니다. 당연히 출석 점수 부족으로 3학년 성적은 평점 3점을 겨우 넘겼습니다.
저는 학예사 준비 카페(네이버 카페 '큐레이터세상')에 가입하여 정보를 얻었습니다. 그곳에 올라오는 채용 공고를 보면서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채용이 계약직이었고, 채용 자체도 많지 않아 과연 이 진로를 선택해도 되는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