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아카이빙(NPO-Archiving)

[비영리 행사 후기] '사랑의 열매' 2020 기부 트렌드 컨퍼런스 후기

로코망고 2025. 1. 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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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필자가 블로그에 업로드한 글을 재업로드한 글입니다.(2021.02.05)

 


 

2020년 2월 2일 사랑의 열매 기부문화연구소에서 주최한 온라인 컨퍼런스가 있었다. 마침 백수였던 나에게 이는 소중한 배움의 기회. 강연도 저작권이 있기 때문에 컨퍼런스 내용을 여기에 올릴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느꼈던 바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1) 온택트(ontact)

코로나로 비대면 모금이 급격히 발달했다. 온라인 모금의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면 모금에서 만들 수 있는 깊은 관계를 맺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며 감정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오는 신뢰감은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온라인으로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개별 전화로 개별화된 감사를 표할 수 있다. 봉사자들과 관계를 맺을 때도 얼굴 보고 한 번에 설명하면 끝날 일이라도, 문자메시지를 각각 보냄으로써 내가 존중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홈페이지에 딱 올려놓는 피드백이 아니라, 한 명의 후원자라도 진심을 담은 감사를 전한다면 채널이 온라인, 오프라인이 무슨 관련이 있겠는가.

마지막 질의 타임 때 전문가님이 말씀하셨다. 담당자들은 온택트를 위한 필요 역량은 이미 갖추고 있다고, 다만 1명에게 너무 많은 부담감을 지우지 말아 달라는 당부의 말씀과 함께.

2) 부익부 빈익빈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K자 성장은 비영리단체 모금에도 적용되는 표현이었다. 비대면 모금으로의 전환, 투명성 회계 전환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 가능한 큰 단체로 기부금이 모이고, 그렇지 못한 단체는 모금액이 줄어들었다. 코로나로 모금액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전체 모금액은 크게 늘었다. 다만 그 모금액이 큰 단체, 혹은 코로나 관련 이슈에 많이 몰렸다.

코로나 시대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팬데믹에 개인도, 기업도, 정부도, 비영리 단체도 혼란의 도가니였다. 불확실성이 높을 때의 행동의 기준은 대부분 안전이다. 그런 판단기준이라면 새로운 곳, 작은 곳보다는 검증되고 큰 곳이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큰 단체로 돈이 몰리니->코로나, 투명성 요구에 적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되고->더 효율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반면 작은 단체는 모금액이 줄어드니->코로나, 투명성 요구에 적응할 준비가 더 안되고->사업 자체에 타격을 받는다.

그래서 전문가분께서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에 이렇게 반문하셨다. 왜 작은 단체들끼리 연합 캠페인을 하지 않느냐고. 그러면서 런던마라톤의 사례를 언급하셨다.

자선 단체가 모여 온라인 런던 마라톤을 조직할 수 있을까? 모바일 추적장치를 달고 후원자들이 도시의 혼자 마라톤을 뛸 수 있다. 후원을 약속한 스폰서들은 큰 타격을 입은 단체들에 약간의 수익을 남겨 놓으면서 여전히 후원금을 줄 수 있다. 마라톤 주최자와 지원기관들은 온라인 마라톤 참가자를 스폰서와 연결하기 위한 기술 플랫폼을 지원할 수 있다. 이것은 이미 런던의 랜드 마크 하프 마라톤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 방법을 시도할 때는 최신 공중 보건지도에 따라 마라토너가 혼자 달리고 다른 사람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출처 :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번역] 비영리에 대한 코로나 19의 영향력, 위기 그리고 기회들 1에서 발췌

 

3)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실상 컨퍼런스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다. 2020년의 모금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 단체도, 개인 후원자도, 후원기업도 2020년은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는 시기였다면, 2021년은 코로나 종식 여부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등장할 수도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는다면, 작년과 비슷한 추세로 진행되지만 높은 피로도를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관건이 된다. '또 코로나야?'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는 캠페인, 사회공헌을 만드는 단체, 기업이 기부문화를 주도한다. 다만 '빈곤 포르노'로 다시 회귀하는 악수는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코로나가 종식이 된다면? 억눌려 있던 소비, 외출이 폭발할 것이다. (소비주, 여행주를 사라) 또한 캠페인과 사회공헌도 2019년으로 회귀하지 않고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후원에 대한 인식, 단체의 생존 방식, 기업에 대한 욕구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2시간의 컨퍼런스를 위의 3개로 정리하기에는 당연히 부족하다. 내가 2020년도에 거리 캠페인을 하면서 직접 체감했던 요소들만 적었기 때문이다. 개인 후원자들은 후원내역을 정확히 받아 보길 원했고, 해피빈에서는 코로나 모금함에 많은 기부금이 모였으며, 코로나로 거리 캠페인이 안되자 갑작스러운 재택근무를 해야 했다.

코로나가 끝나면 사회는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확실한 점은 이전의 방식만으로는 같은 결과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회복지 용어 중에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용어가 있다. 위기상황을 당하고 나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 버틸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고무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회복탄력성이 낮다면 위기상황에서 주저앉고, 회복탄력성이 높다면 위기를 겪으면 버틸 수 있고, 경험을 토대로 더 강해질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도 회복탄력성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1347년 흑사병, 1918년 스페인 독감, 2009년 신종플루, 2015년도 메르스, 그리고 2020년도 코로나. 20xx 년도에는 다시 새로운 전염병이 돌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잘 견딘 자만이 새로운 팬데믹도 견딜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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