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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캠페인 외전] 캠페인과 심리학 2부 - 편협한 생각

로코망고 2025. 1.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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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편협한 생각-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뭐 눈에 뭐 만 보인다.'라는 말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비꼬는 말로 많이 사용해왔던 말이 실제 신빙성이 있는 말이라면? 

아마 다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애플워치에 관심이 생길 때, 남들 손목시계만 보였다. 신발을 새로 산 날에는, 거리를 걷는 사람의 신발만 주야장천 보였다. 현재 내가 관심이 있는 것만 내 뇌에서 살아남는다. 

칵테일 효과-시끄러운 칵테일 바 안에서, 우연히 내가 관심 있는 단어가 들리는 현상(효과)
우리의 오감은 언제난 민감하게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중 시각이 70%의 정보를 처리한다. 하루를 생활하면서 수많은 정보, 디자인, 문구, 사람, 간판, 글, 그림 등을 본다. 아니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본 모든 것을 기억하는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읽는가? 

 

2) 보이지만 보지 않고, 들리지만 듣지 않는다.

 

hear 그리고 listen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우아한 관찰주의자-네이버 책


<우아한 관찰주의자>를 저술한 에임 E. 허먼은 눈으로 본 전체 장면 중 관심 있는 일부의 정보만 인지하고 기억한다고 한다. 그래서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할 수 있지만, 디테일한 장면을 놓친다.


또한  책 <짧은 글을 씁니다>를 저술한 일본의 유명한 광고 PD 히키타 요시아키는 이렇게 말했다. 

 

'글의 80퍼센트 가까이는 글을 스크롤해 넘긴다. 그러다가 유독 눈길이 가는 단어나 사진이 나오면 스크롤하던 손가락을 멈춘다. -중략- 읽는다기보다는 본다는 느낌으로 글을 접하고, 공감 가는 글을 직감으로 고른다. (210p)

 

 
진득하게 앉아서 탐독하기보다, 휘리릭 화면을 내리다가 눈에 띄는 카피 혹은 배너가 보인다. 그리고 클릭하고 글을 '본다.' 내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문장 혹은 단어가 보인다. 그 주위 문단을 '읽는다.'

'삶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의 저자는 연구 지원자를 모집하는 문구를 이렇게 작성했다.

 

'나랑 할래?' (무슨 상상을 하는가, 실험을 같이 하자는 거다) 혈기왕성한 20대의 마음을 자극하는 문구다. 

 

3) 스푸너리즘-인접한 음절의 순서를 뒤바꿔 말하는 실수

 

1차 출처-트위터 / 2차 출처-https://m.blog.naver.com/dydrogud22/222011068004


혹여 이 짤은 본 적 있는가.

우리가 말장난식으로 많이 하는 이 현상을 스푸너리즘이라고 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0637335

 

[스브스뉴스] 피즈치자·노인코래방?…뭔가 이상한 말실수 '스푸너리즘'

☞ SBS뉴스로 오시면 '[SBS 슬라이드 형태]'로 보실 수 있습니다. 쯔와이스 트위, 기능재부, 노인코래방, 곱은 졸목 등 인접한 음절 순서를 뒤바꿔 말하는 말실수는 일상에서 흔하다. 이렇게 앞 음

n.news.naver.com

 

 

우리 뇌는 앞글자와 뒷글자만 맞으면 중간에 순서가 바뀌어도 단어를 읽을 수 있다고 한다.(단어 우월 효과) 읽고 나서 판단하지 않고, 먼저 답을 상정해 놓고 읽는다는 의미다. 즉 눈으로는 다 읽지만 뇌에서 필터링되며, 기억에 남는 것은 필터를 통과한 단어와 문장들이다.

4) 캠페인과 편협한 생각


그래서 시민은 모든 캠페인에 다 반응하지 않는다. 뇌 안에 필터가 다 다르다. 연령별로, 성별로, 직업별로, 직급별로, 직장별로, 거주지별로, 가족 구성원별로, 다 다르다. 나에게는 당연한 캠페인은 나와 가장 친한 가족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다만 친분이 있어서 호응도와 신뢰도가 높을 뿐이다. 

'국내' '무연고' '장애' '아동 청소년' '자립' '캠페인'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을 어떤 단어에 더 꽂히는가. 분명 위의 단어들을 합치면 하나의 캠페인 카피다. 하지만 어디에 중점을 두는지에 따라 캠페인의 성격도 달라지고,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달라진다. 해외에만 후원을 한 시민분은 '국내'에 꽂힐 수 있다. 자녀가 있는 분들은 '무연고' '아동 청소년'에 집중할 수 있다. 갓 성인이 된 분들은 '자립'에 꽂힐 수 있다. 주변에 장애가 있는 지인분이 있다면 '장애'에 더 눈길이 갈 수 있다. 

캠페인 주체도 '국내'에 집중한다면 해외와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무연고'에 집중한다면 퇴소 이후의 삶과 관련된 자료를, '장애'에 집중한다면 비장애아동과의 비교자료를, '아동 청소년'에 집중한다면  그 시기에 필요한 지원에 관한 자료를, '자립'에 집중한다면 홀로서기의 어려움과 관련된 자료를, '캠페인' 그 자체에 집중한다면 캠페인 참여 방법과 관련된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4-1) 오프라인-질문하기
그런데 이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독심술? 관상? 연륜? 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없고, 셜록처럼 추리력과 관찰력이 뛰어나지도 않으며, 전공 시간에 관상학을 배우지 않았다. 다년간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개인적으로 최고의 방법은 '직접 질문하기'라고 체감한다. 상대방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는지 오랜 시간 관찰할 수 없다면, 직접적으로 물어보자. 한국사람들은 질문을  받으면 잘 대답해준다. 그리고 관심을 주면 좋아한다. (물론 취조하듯이 묻지는  말자)

4-2) 온라인-키워드 분석
오프라인 캠페인이라면 얼굴 마주하고(지금은 마스크를 끼고) 직접 물어볼 수 있지만, 불특정 다수이며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온라인 캠페인은 어떻게 할까. 바로 퍼포먼스 마케팅이다.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https://media.fastcampus.co.kr/knowledge/about-performance-marketing/

 

디지털 마케팅을 파헤치다_2편) 퍼포먼스 마케팅

오늘은 디지털 마케팅 중에서도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마케팅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미 퍼포먼스 마케팅이 얼마나 인기 있고 중요한지 알고 계실 겁니

media.fastcampus.co.kr

 

 

GA(구글 애널리틱스), 키워드 검색광고. 간단히 말하자면 사람들은 구체적인 키워드를 검색하지 않는다. 막연한 단어로 검색한다. 

복지단체 후원이라고 검색한 경우

 

내가 관심 있는 단어만으로 검색한다. 왜냐하면 정보를 찾기 어렵고, 잘 모르기 때문에.

4-3) 주변 관찰하기
담당자가 보통 레퍼런스를 찾는다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바로 다른 (큰) 단체의 캠페인이다. 왜냐하면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고, 검증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말로 편협한 생각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우리는 비영리 관계자를 참여시키는 캠페인이 목적이 아니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다. 일반 대중이 비영리 캠페인을 더 많이 접할까, 영리 광고 캠페인을 더 많이 접할까. 당연히 영리 광고가 압도적이다. 왜 영리 광고가 대중들에게 먹힐까. 당연히 광고 전문가가 있기도 하지만, 영리 광고는 철저히 소비자 중심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대중교통의 배너 광고, 간판, 현수막 관찰이다. 

 

1) 한정된 지면에 2) 짧으면서도 3) 임팩트 있고 4) 흥미를 끌고 5) 충분한 내용 전달이 되는 광고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시설을 넘어, 마을을 짓다.' 


부동산 분양 홍보 멘트라고 느껴질 것이다. 그걸 노렸다. 거주시설 완공 이후 새로운 모금 콘셉트가 필요했고, 우선 완성된 프로젝트로 시선을 끌어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누구나 관심 있는 부동산 분양의 느낌을 살려 관심을 유도했다. 

편협한 생각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생각의 구조

-우리가 해야 할 말 vs 상대의 관심을 끄는 말
-담당자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기 vs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기
-단 하나의 캠페인 vs 여러 방식의 캠페인
-마침표로 끝나는 캠페인 vs 물음표로 끝나는 캠페인
-직감에 의존한 캠페인 vs 데이터에 근거한 캠페인


3줄 요약
1) 사람은 관심사가 다 다르다
2) 특정 타깃의 현재 관심사를 찾고 그들의 언어를 사용해라
3) 질문하고, 키워드 분석하고, 관찰하며 데이터를 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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