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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캠페인 외전] 성공의 실패 법칙

로코망고 2025. 1.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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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법칙도 아니고, 실패의 법칙도 아니고, 성공의 실패 법칙이 무슨 의미인가. 역설적이게도 한 번 성공한 것은 두 번 성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형만 한 아우가 없다는 것이다. 보통 성공한 영화의 후속작이 대부분 실패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성공은 수많은 우연이 겹치고 겹쳐서 발생하기 때문에, 똑같은 방법으로는 같은 성공을 누릴 수 없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가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다. 날씨, 국제정세, 인플루언서, 경제 등등.      

 

캠페인도 마찬가지이다. 

 

캠페인의 75%는 실패한다.

 

캠페인의 75%는 실패한다
이것도 높게 쳐준 편인 듯하다. 출처-CAMPAIGN MANAGEMENT

 

성공한 캠페인은 극히 일부이다. 세이브 더 칠드런의 모자 뜨기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 기부 좀 했다 하는 사람들은 다 아는 캠페인들이다. 이 캠페인을 카피한 수많은 키트형 캠페인, 챌린지 공유형 캠페인이 등장했다. 성공한 캠페인도 있었겠지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캠페인도 있다.     

 

우리도 SNS를 통한 릴레이 챌린지를 시도했지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왜 실패했을까? 성공의 일부만 카피했기 때문이다.  즉 성공한 캠페인의 형식과 일부 요소만 따라 했다. 겉으로 보이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성공요소인 인스타그램 릴레이, 다음 3 사람 지목, 행동 요구와 그 행동을 하지 않을 경우 후원하기. 하지만 내용이 너무 어렵다는 참가자들의 의견과 확산이 되기에 무리가 있는 팔로워 수 등으로 인해 전략을 바꿔야 했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그들의 브랜딩, 자원, 홍보 전략은 따라 할 수 없으니 형식만 따라 하니 실패하게 된 것이다.      

 

오히려 캠페인은 성공사례보다 실패사례에서 배울 점이 더 많다.     

 

우리가 온라인 캠페인을 막 시작했을 때, 당시의 방법으로는 해피빈 모금함이 가장 최적이었다. 그때 나는 일부러 실패사례를 찾았다.      

 

해피빈 펀딩페이지
해피빈 전체 기부함 보기 중 종료 임박 순으로 정렬했을 때(2020.03.16 기준)

 

해피빈은 4페이지만 넘어가도 1%도 달성하지 못하고 모금이 종료된 모금함이 넘쳐난다. 왜 그 모금함은 실패했을까? 원인은 하나였다. 홍보 부족. 즉 모금함을 열기만 하고 모금함을 홍보하고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소규모의 작은 단체였기 때문에 부족한 인력과 자원이 문제다. 나의 결론은 모금함을 홍보해야만 실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우리의 장점 오프라인 캠페인과 해피빈 모금함을 연결시키기 위해 전에 썼던 내용처럼 qr코드로 모금을 했다. 결과는 긍정적. 지금은 ‘온라인 모금은 당연히 qr코드로 홍보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박혔다.      

 

 

 

성공사례만 짜깁기 한 결과물은 성공신화가 아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키메라’다. 이도 저도 아닌 괴물. 해피빈 모금의 성공사례만 봤다면, 우리는 그냥 올려놓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성공이 아닌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 애인에게 사랑받는 방법은 감동적인 이벤트도 아니고 선물도 아니다. 

 

애인이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는 것.’      

 

그러니 단 한 번의 캠페인 성공을 위해 수많은 실패를 겪는 캠페인 담당자들이여 모두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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