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캠페인 외전] 누구에게나 첫 성공은 짜릿하다
이 글은 필자가 네이버 블로그에 업로드 글을 재업로드한 글입니다.(2020.10.11)
누구에게나 처음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는다.
이 모금업무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긴장감과 첫 개발.
나의 모금업무의 첫 개발은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NPO(Internationla Non-Profit Organization 국제비영리기관)아웃소싱에서 캠페인 업무를 처음 시작했고, 밤을 지새운 연습 끝에 처음으로 캠페인에 나선 날이었다. 사실 그 때 한식뷔페였는데, 점심도 잘 넘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실전에 강한 타입. 긴장은 부스를 깔기 시작하면서부터 어느샌가 사라지고, 같이 간 팀원과 어느새 춤도 추면서 캠페인을 즐기게 된 나를 보며 역시 업무에 점차 익숙해져갔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스티커를 붙이게 하고 설명을하고 설득하고, 보내고 다시 스티커를 붙이기를 반복하다 결국 4시 즈음, 40대 여성분이 나의 설명을 듣더니 약정서를 작성해주셨다. 내가 담당한 INPO의 본부가 있는 나라에서 거주하셨고, 단체를 잘 알고 있다며 선뜻 참여해주신것이었다.
나는 그때의 기분을 항상 신입들에게 이렇게 표현한다.
‘뽕 맞은 기분.’
물로 내가 마약을 한 경험은 없지만, 그 때의 극한의 흥분감과 행복감은 잊을 수 없다.
국내 NGO단체로 이직하고 2년 7개월이 지난 후, 모금개발을 할 때면 그 때 만큼의 희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무뎌진 걸까. 간절하지 않았던 걸까.
그 고민이 한 창 일 때, 다시 한번 그 때의 뽕맛(?)을 느낀 경험이 있다.
기관에서 온라인 모금을 새로이 시도할 때였다. 담당팀도 없이 혼자서 모금함을 열던 선임과 하루에도 수많은 단체의 모금함이 10%도 채우지 못한 채 모금이 종료되는 것을 보면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금함이 채워지지 못하고 종료된 단체에 비해 우리 기관이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중 우리 기관의 장점은 기동력과 F2F(Face to Face 대면)모금능력이란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 하기 어렵다는 정기후원을 받아내는 우리 팀인데, 온라인모금함 일시후원은 얼마나 쉬울 것인가.
생각이 여기에 미쳤지만 무언가 한가지를 더 추가해야했다. 예전에는 못했지만 지금은 가능한 요소.
내가 생각한 건 QR코드였다. 지금처럼 카카오페이/페이코/네이버페이 같은 간편결제가 활성화 되기 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시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은 QR코드였다. 자료조사, 시장분석할 시간도 없었다.
모금은 준비보단 실행력이 우선이다.
모금함 링크를 QR코드로 만든 뒤 A4용지에 크게 인쇄하여 캠페인 때 테스트해보았다. 준비된 멘트도 없이 즉석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계속해야했다.
[스마트폰 켜서->기종확인(아이폰은 내장카메라, 안드로이드는 구글어시스턴트나 네이버로 찍어야했다.)->로딩되는 동안 모금함 설명->모금함 내려보는 와중에 기부방법 설명->감사인사]
정기후원은 어렵지만 온라인일시기부는 가능하신분, 정기후원과 온라인일시기부 둘 다 해주신 분, 온라인일시기부로 유도했지만 하기 싫다고 정기후원참여하신분 다양한 반응이었다.
시민들이 내가 생각한 방향대로 움직였을 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기부를 성공시키면서 또 다시 나는 그 '뽕 맛'을 느낄 수 있었다.
QR코드 모금은 시간이 지나면서 명함사이즈로 바뀌기도 하고, 팀 내에서 온라인모금함을 오픈하면 당연히 같이 준비해야하는 홍보방식이 되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초심을 잃어간다. 그러면 누군가는 초심을 되찾을 방법을 찾거나, 현실에 순응한다.
나는 모금에서 초심을 딛고 사명감을 얻었다.
기부자가 부담없이 재밌고 편하게 기부하게 만드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 언제나 새로운 시도를 할 것.